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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옆 사진관]경복궁에서 도산서원까지…퇴계의 700리 귀향길
까망잉크
2023. 3. 28. 12:00

관직과 부귀영화를 애써 조심하고 멀리 했던 옛 선비의 발자취를 체험하는 행사가 시작되는 날. 오전부터 옛 선비 옷을 입은 후학들의 움직임도 분주했습니다.
먼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행사가 시작됩니다.


1569년 3월 4일, 선조 2년, 69세였던 퇴계는 몇 달에 걸쳐 관직을 그만 두겠다는 상소를 올린 끝에 왕의 허락을 받습니다.
그동안 임금과 조정 신료들은 간곡히 만류했지만 그의 귀향길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퇴계는 벼슬자리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던 게 분명합니다.
이전에도 벌써 여러 번 관직을 맡았고, 물러난 적이 많았습니다.
나라 살림보다는 고향에서 후학을 길러내는 것이 더 소중한 꿈이었을 겁니다.
도산서원은 그런 선현의 깊은 계획과 강한 의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올해로 네번째입니다.
지나가는 서울, 경기도, 남양주, 양평, 여주, 강원도, 원주, 충청북도, 충주, 제천, 단양, 영주 등 5개도와 10개 시군도 축제처럼 이들을 맞아준다고 합니다.


궁궐을 빠져 나와 도성길을 걷고 있는 체험단.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들은 안동 도산서원까지 454년 전 퇴계 이황(1501~1570)선생 걸었던 약 270km를 그대로 걸어갑니다.13박 14일의 일정으로 당시 마지막 귀향 날짜(음력 3월 4일~17일)에 거의 맞췄습니다.
옛 선비정신의 긍정적인 가치들이 퇴색한 지금 21세기의 우리 정치인들에게 작은 울림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