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겨진 종이 ★★★
2005년 어느 날 작은 사업을 하던 내게 위기가 찾아왔다.
급기야 하던 일을 중단하고, 서른 여덟의 나이로
미국계 금융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됐다.
마지막 최종 면접장.
면접관 4명이 약 2시간에 걸쳐서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다지 답을 못할 질문은 없었다.
그런데 결국 ‘이혼’이란 두 글자와 세 아이의 양육 문제를 묻더니,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질문 강도를 높이며
내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아닌가.
예상은 했었지만 점점 흐트러져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비통함에 젖어들 무렵,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냐고 물었다.
순간, 앞에 놓인 백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중 한 장을 집어 들어 구겨 버렸다.
“자, 여기 이렇게 구겨진 종이가 있습니다.
저를 이 종이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다시 이렇게 펴면
이곳에도 무언가 적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내내 책상만 주시하던 그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됐다.
곧 다른 백지 한 장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하늘로 날렸다.
종이는 얼마 올라가지 못한 채 팔랑거리며 힘없이 떨어졌다.
이번에 아까 그 구겨진 종이를 집어
다시 한 번 힘을 다해 조그맣고 동그랗게 구겼다.
그러고는 가운데 앉은 면접관의 머리 위로 벽을 향해 힘껏 던졌다.
흠칫 놀라는 그들,,,,,, !!!
“구겨졌기 때문에 평평한 종이보다
더 멀리 더 힘차게 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나는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벌써 4년째 나는 아침 일찍 지하철에 올라 회사로 향한다.
- 김일진, ‘행복한 동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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