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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貧者)의 식탁3

빈자(貧者)의 식탁#7 빈자(貧者)의 식탁 제7회 ‘선진국’ 한국의 저소득층은 무엇을 먹고 사나 7회·끝 존엄한 식사의 길 서울 성북구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이춘숙(가명·84) 할머니는 1년 새 몸무게가 60㎏에서 54㎏으로 줄었다. 몸에 기운이 없어 움직이는 것도 힘이 달린다. 한 달 전엔 문턱을 넘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허리도 다리도 아파. 힘이 하나도 없어.”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할머니는 매일 복지관에서 다른 노인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식당 운영이 중단됐다. 대체식으로 3일간 먹을 분량의 레토르트 식품이 일주일에 두 번 나온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을 하려니 좀처럼 입맛이 돌지 않았다. 밥맛이 없거나 반찬이 떨어지면 할머니는 맨밥을 물에 말아 먹었다. 서울 .. 2021. 10. 27.
빈자(貧者)의 식탁 #3 빈자(貧者)의 식탁 제3회 ‘선진국’ 한국의 저소득층은 무엇을 먹고 3회월세·의료비에 밀리는 식비 2011년 회사가 부도난 뒤 서울 관악구 한 고시원으로 들어온 이승수(가명·53)씨는 식사가 빈곤하고 불규칙하다. 고시원에서도 여러 사업을 시도하고 재기를 꿈꿨지만 식단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뷔페식으로 이것저것 저렴하게 나오는 식당(일명 ‘고시 식당’)을 가거나 고기, 술을 많이 사 먹었죠. 밖에서 먹는 게 편했으니까요.” 결국 지난해 말 당뇨 판정을 받아 합병증으로 다리 신경이 손상됐다. 키 175㎝에 체중이 88㎏이었던 그는 살이 급격하게 빠져 71㎏이 됐다. 어려운 처지를 인정받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지만 여전히 영양상으로 균형 잡힌 음식을 먹기는 어렵다. 수급비 가운데 절반 가까운 돈이 .. 2021. 10. 21.
빈자(貧者)의 식탁 빈자(貧者)의 식탁 제2회 ‘선진국’ 한국의 저소득층은 무엇을 먹고 사나 2회빈곤한 식탁은 질병을 부른다 최상헌(가명·38)씨는 8월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14끼를 먹었다. 이틀은 하루 한 끼만 먹었고, 사흘은 두 끼를 먹었다. 8월 7일 아침 겸 점심 진라면 매운맛 수프에 사리면 8월 7일 저녁 틈새라면 수프에 사리면 8월 8일 아침 겸 점심 틈새라면 수프에 사리면 8월 10일 아침 틈새라면 수프에 사리면 8월 11일 아침 겸 점심 미역국라면 수프에 사리면 8월 11일 저녁 틈새라면 수프에 사리면 14번 식사 중 9번은 하얀 면발이 도드라지는 라면이었다. 나머지는 무료 도시락(2번)과 바나나(2번), 22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이었다. 그는 라면을 더 많이, 더 저렴하게 먹기 위해 사리면을 활용한.. 2021.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