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고 햇살은 투명하다. 오 이 자연의 아름다움.
매미의 노래 소리가 요란스럽게 주위에 가득하다.
새벽녘에 시작한 노랫소리는 햇살이 쨍쨍해 지면서 절정에 이른다.
조선시대 임금님이 평상복으로 정사를 볼 때 머리에 익선관(翼蟬冠)이란 관을 썼다.
관 뒷면에 달린 장식이 매미의 날개와 같아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임금이 관을 쓸 때마다 매미 날개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고 백성을 바르게 다스리고자 하는
의지가 그 관에 담겨 있었다.
힘차게 낭랑한 매미 소리에는 비밀이 없고 거짓이 없다. 매미는 집이 없다.
달팽이 우렁이도 집이 있는데 매미는 깨끗하여 수정같이 영롱한 이슬 몇 방울을 마시고 살 뿐이다.
집이 필요 없으니 부동산 욕심이 없고, 먹는 것이 별로 없으니 사리사욕도 없다.
또 먹은 것이 없으니 버릴 것도 없어 뒤가 깨끗하다.
매미는 아다시피 땅 속에서 굼벵이로 7년 간(어떤 종류는 17년) 있다가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른다.
그러나 매미의 삶은 고작 2~3주. 기이하게도 유생의 삶은 길지만 성충의 시기는 더없이 짧다.
한 보름 살려고 7년을 공 들이며 기다린다.
매미는 죽을 때를 미리 알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떠나야 할 때는 주저않고 떠날 줄 안다.
어떤 선비는 매미처럼 살다가 죽고 싶다고 했다.
맑디 맑아 작은 거짓 않으매 좋고 욕심 하나 없이 일생을 살다 말없이 사라져 버리니
얼마나 좋으냐는 것이다.
저 낭랑한 여름 매미의 울부짖음에서 밝음과 맑음, 무욕과 청빈을 느껴보자.
건강한 다리로 아름다운 곳을 아름다운 이들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감사하고 큰 축복이 아닌가.
인생은 더없이 짧다는 것을 알려주는 매미의 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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