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역사) 이야기

[우리동네 옛 이야기] [7] 조선시대 말 기르는 목장

by 까망잉크 2009. 10. 16.

 

 

 

[우리동네 옛 이야기] [7] 큰 비오면 잠기던 황무지… 조선시대

말 기르는 목장

양천구 목동(木洞)

1920년대 안양천 제방을 쌓기 전 양천구 목동(木洞) 일대는 큰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황무지였다. 오로지 풀만 무성히 자라 조선시대에는 목장을 두고 말을 길렀다. 이때 목동(牧童)과 식솔들이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으니, 목동(木洞)은 본래 목동(牧洞)이었으리라 추정된다.

조선조의 목장은 현재 경인지하차도가 있는 목4동 제물포길 부근에 있었고, 목장이 있는 마을은 '마장'(馬場)이라고도 불렸다. 그 북쪽에 마장산도 있었다는데 1980년대 신시가지 개발할 때 깎여 없어졌다.

마장산은 사라졌지만 목동 초입의 용왕산(龍王山)은 건재한데, 여기 얽힌 전설이 재미 있다. 이 산은 원래 엄지산(嚴知山)이라고 불렸는데, 어느 때인가 산 아래 살던 박씨 노인이 죽으며 "내가 죽었다고 남에게 알리지 말고, 염을 할 때 몸을 띠로 묶지 말라"고 일렀다.

자식들은 이를 무시했고 이상한 유언을 남겼다는 소문만 퍼져 관원들이 무덤을 파헤쳤다. 관은 비어 있었으나 주변을 뒤지니 띠에 묶인 채 꿈틀대는 용이 나왔다. 관원들은 용을 잡아죽였고, 이후 사람들이 "박씨가 승천해 왕이 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엄지산을 용왕산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용왕산 아래 펼쳐진 목동 땅은 옛부터 "앞으로 천호(千戶)가 넘는 집이 들어선다"는 말이 있어 '천호지벌'이라 불렸다. 오늘날 정말 아파트가 빽빽히 들어섰으니, 믿거나 말거나 놀라운 예언이라 하겠다.

 

출처:조선일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