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옛이야기] [21] 人家 1000호 살 만한 곳이라 하여…
강동구 천호동
'차 한잔을 들때마다 눈물이 글썽/ 긴장 속엔 추억이 우수수/ 손끝에서 마음까지 사랑한 사람/ 생각하면 또 눈물/ 남자는 모두 다 그런거라고/ 내 마음 달래봐도 잊을 수 없어/ 비는 주룩주룩 천호동의 밤…'강동구 천호동에 대한 이미지는 주현미의 '천호동의 밤'처럼 애절하고 구슬프다. 미아리·청량리와 더불어 '3대 집창촌'이었던 천호동은 '텍사스'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원래 천호동(千戶洞)이라는 동명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인가(人家) 1000호가 살 만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천호동은 송파구의 거여동·잠실동과 함께 마천동에 있는 남한산의 정기(精氣)를 받는 땅이라고 한다.
-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천호동은 광나루로 인해 형성된 도진촌락(渡津村落·나루터 근처 형성된 작은 마을)이다. 근처 암사동에서 살던 신석기 인류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작은 마을이던 이곳이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건 1936년 광진교가 놓이면서부터다. 상업과 교통의 요충지가 되면서 주택단지도 들어섰다.
천호동은 2003년 뉴타운 개발지로 선정됐고, 집창촌도 거의 사라졌다. 영화감독 장진의 '천호동 구사거리'에서는 "너절한 구(舊)사거리 말고 그래, 신사거리 거, 아파트 좋은거 많이 생겼더라"는 대화가 나온다. 여기 나오는 '구사거리'도 2012년까지 6400여가구가 들어서는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한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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