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의 하루 이야기
하늘과 동격이었던 조선시대 왕들은 평균수명이 47세이며, 평균 즉위연령은 24세, 평균 재위기간
은 19년 2개월이다. 최장수 임금이자 최장기 재위했던 영조는 천민 출신인 숙빈 최씨에게서 나 서자
출신으로 왕이 된 경우이며, 철종은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다가 왕이 되었고, 태종은 역대 왕 가운데
유일한 문과 급제자였다.
예로부터 왕이 처리해야 할 업무는 '만기' 즉 만 가지 업무라고 할 만큼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 왕들의 하루 일과는 어떠했을까?
왕의 기상시간은 해 뜨기 전인 새벽 5시 전후, 의관을 정제하고 왕대비전이나 대비전에 문안인사를
하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된다. 아침나절에는 '경연'이라고 해서 유학의 경서를 교육받았다. 경전의
해석을 놓고 왕과 신하 사이에 학문 토론이 벌어졌는데, 이 경연을 아침 점심 저녁 세 차례나 했다.
아침 경연이 끝나면 아침조회를 열어 대신들의 알현을 받았다. 이어 각 부서별로 돌아가며 업무보
고를 받고, 점심식사 뒤에는 주강에 들어가 공부를 했다. 그리고 지방이나 중앙으로 파견되는 관리
들을 만나 여러가지 당부를 전하고 오후 서너시경이 되면 대궐을 지키는 야간 호위병들의 명단을
점검하고 암구호를 정해준다.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다시 석강에 들어가 학습하고 왕대비전이나 대
비전에 저녁 문안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감했다. 오로지 잠자리에 들기 전 2~3시간
정도가 자신만의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왕은 대개 아침과 저녁 두 끼의 수라와 세 차례 간식을 하였다. 왕이 식사할 때는 큰방상궁 등 궁녀
네 사람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이들은 왕이 수라를 들기 전 혹시 음식에 독이 들어갔는
지 먼저 음식 맛을 보는 역할도 했다. 또한 왕의 신부감을 뽑는 것을 '간택한다'고 했는데, 우선 전
국에 금혼령을 내려 양반은 물론 서민들까지도 결혼을 할 수 없게 한 뒤 양반 가문에서는 조상의 이
름과 신부감 이름이 적힌 단자를 왕실에 제출했다. 대개 신부감은 이씨가 아닌 양반 가문으로 부모
가 모두 생존해 있고 왕세자보다 두세 살 연상인 처녀로, 모두 삼 단계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간택
되었다.
한편 왕들을 괴롭힌 '직업병'1위는 종기였다. 종기 때문에 몇 개월 동안 문 밖 출입을 못하고 누워
지낸 경우가 허다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막중한 임무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운동부족
이었다. 왕은 세수도 궁녀들이 시켜 줄 만큼 몸을 움직일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생각 中-
이산의 영조. 빨간색에 금색 자수가 놓인 화(목이 긴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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