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을 나는 나무의 자세를 보라. ‘단호(斷乎)하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화려한 봄꽃을 떨궈내고, 무성한 여름 잎을 버리고, 가을 단풍의 무늬마저 말갛게 지워낸 나무는 그렇게 단호하게 엄동을 맞는다. 나무는 헐벗은 몸이어서 더욱 당당하다. 삭풍이 나무의 맨살을 보고 황급히 뒷걸음친다.
겨울나무는 간소하다. 내려앉은 햇살이 기댈 곳이 없어 도리어 무안하다. 몸이 가벼운 겨울새도 가지의 앙상함을 연민하며 서둘러 자리를 뜬다. 가지는 북풍한설에도 부러지지 않는다. 비우고 버린 나무에는 흰눈이 머물 자리마저 없다. 나무는 그렇게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겨우내 영혼을 살찌운다.
박완서의 ‘나목’을 읽을 시간이다. 고목(枯木)이 늙어 시들어가는 나무인 데 비해 나목(裸木)은 봄을 위해 추위를 꿋꿋이 견디는 나무다. 고목은 절망이지만 나목은 희망이다. 나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다. 이제 희망을 키우는 일만 남았다.글=손수호 논설위원 ·사진=서울 남산/윤여홍 기자
겨울나무는 간소하다. 내려앉은 햇살이 기댈 곳이 없어 도리어 무안하다. 몸이 가벼운 겨울새도 가지의 앙상함을 연민하며 서둘러 자리를 뜬다. 가지는 북풍한설에도 부러지지 않는다. 비우고 버린 나무에는 흰눈이 머물 자리마저 없다. 나무는 그렇게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겨우내 영혼을 살찌운다.
박완서의 ‘나목’을 읽을 시간이다. 고목(枯木)이 늙어 시들어가는 나무인 데 비해 나목(裸木)은 봄을 위해 추위를 꿋꿋이 견디는 나무다. 고목은 절망이지만 나목은 희망이다. 나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다. 이제 희망을 키우는 일만 남았다.글=손수호 논설위원 ·사진=서울 남산/윤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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