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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

[그것은 이렇습니다] 조만간 철거한다는 남산케이블카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by 까망잉크 2011. 3. 26.

[그것은 이렇습니다] 조만간 철거한다는 남산케이블카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Q: 조만간 철거한다는 남산케이블카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서울시가 남산케이블카를 철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데, 케이블카는 서울의 명물 중 하나인데 없어진다니 아쉽습니다. 남산케이블카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나요? / 서울 서대문구 독자


A: 한 사업가가 외국 여행 중 착안, 1962년 개통 당시 요금 400환
초기엔 2시간씩 기다릴 만큼 인기… 50년간 3000만명 실어날라

1961년 조선일보 9월 17일자 3면에는 '남산 케이블카 어제 기공식 거행'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남산공원 관광삭도(索道) 건설기공식이 남산 팔각정 광장에서 국토건설청장 조성건 준장을 비롯, 서울시 김송환 부시장, 교통부 김세준 관광과장 등 내빈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남산케이블카는 제분회사를 하던 한석진(1984년 작고)씨가 2억3000만환(2300만원)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한글 이름은 '삭도차(索道車)'였는데, 1962년 5월 12일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한씨는 사업차 외국을 방문하면서 케이블카를 눈여겨보고 우리나라에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입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삭도'란 줄 삭(索)에 길 도(道), 줄로 길을 가는 운반장치를 말합니다. 영어로는 ropeway. 주로 목재나 광석 운반에 사용하던 장치라 실제 남산케이블카 공사 때도 함경도 탄광에 케이블카 설치 공사를 했던 업체가 와서 현장을 지휘했다고 합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초속 9m 이상)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매년 50만~80만명씩 지금까지 3000만명이 넘는 승객을 남산으로 실어날랐다는 게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 추산입니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회현동 승강장에서 남산 꼭대기까지 거리는 605m. 초속 3.2m로 3분 만에 남산 정상으로 승객들을 데려다 줍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동안 저점과 고점 차이는 최고 138m. 2대인 케이블카 이름도 50년째 '무지개'와 '은하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금은 개통 당시 왕복 400환(대인 기준·40원)이었고, 지금은 7500원입니다. 개통 초기에는 인기가 폭발적이어서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몰려든 시민으로 2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고 합니다. 당시 낙도 어린이들 소원 중 하나가 "서울 남산케이블카 타보는 것"이었습니다.

안전사고도 가끔 일어났습니다. 1977년 9월 승객 17명을 태운 케이블카에서 보조 줄이 끊기면서 공중에 15분가량 대롱대롱 매달리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이 일로 당국에서 케이블카를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라"며 26일간 운행정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50년이 흐르는 동안 20인승이던 케이블카는 1984년 38인승, 2008년 48인승으로 커졌습니다. 한국삭도협회에 따르면 전국 44개 업체에서 공원이나 스키장, 산 등에서 케이블카 158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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