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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

벗은 여전히 벗이다

by 까망잉크 2011. 7. 11.

 



 

  

 
어느날 칭기스칸이 부하들과 함께 사냥을 나갔다
활과 화살을 든 부하들이 매을 엊은 칭기스칸의 뒤를 따랐다
매는 하늘 높이 올라 사랑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수 있었고
그 어떤 화살보다 정확하고 빠른 무기였다

그러나 넘치는 의욕에도 불구하고
그날 그들은 포획물을 단 한마리도 건지지 못했다
칭기스칸은 실망한채 막사로 돌아 왔다가
다시 홀로 사냥에 나섰다
공연히 부하들에게 역정을 낼것같아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서였다
사냥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피곤하고 목이 탔지만
여름 가뭄으로 시냇물이 다 말라버려
마실물을 찾을수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기적처럼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가 눈앞에 나타 났다
그는 즉시 매를 내려 놓고 늘 지니고 다니던 은잔을 꺼내
물을 받았다
잔에 물이 찰때 까지 한참이 걸렸다
그런데 그가 물을 입에 가져다 대는 순간
매가 날아올라  그의 손에들린 은잔을 떨어뜨리는게 아닌가
칭기스칸은 화가 났지만
워낙 애지 중지 하던 짐승이였기에
저도 목이 마른가 보다 생각 하고 말았다
그는 잔을 집어 들어 흙을 털어내고 다시물을 받았다
잔이 반쯤 찼을까
매는 이번에도 달려들어 물을 쏟았다
제 아무리 사랑하는 짐승이라도
이번 만큼은 매의 방자함을 용서할수가 없었다
누군가 멀리서 이모습을 지켜보고
그의 병사들에게 위대한 정복자가 새한마리도
제대로 다루지못하 더라는 말을 퍼뜨릴수도 있었다

검을 빼여든 징기스칸은
한쪽눈으로는 샘물을
다른 쪽 눈으로는 지켜보며 다시잔이 차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물을 막 마시려는 순간
매가 날아 올라 그에게 달려들었다
칭기스칸은 매의 가슴을 단칼에 내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니 흐르던 물줄기가 끊어져 있는
게 아닌가

마실물을 찾으려고 벼랑을 기여 오른 칭기스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놀라왔다
물웅덩이에 독하기로 소문난 독사가 죽어 있었던 것이다
칭기스칸은 죽은 매를 옆구리에 끼고 돌아와
금으로 그 형상을 뜨게하고
한쪽 날개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새겼다

*분노로 행한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다른 날개에는 이렇게 새겼다
설령 마음에 들지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벗은 여전히 벗이다*
              
                        파울료 코엘료 /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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