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충동이 일어나고, 우울증이 생겨서 사람 만나기도 싫고,
이혼을 생각한다. 그러나 "國破山下在요, 錢破山下在"다!
돈은 날아가고 없지만, 산하대지는 그대로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즐거움을 만들어야 한다.
소인삼락의
첫째 낙은 시간 날 때마다 경치 좋은 산하를
찾아가 보는 일이다. 부석사 무량수전에 서서 백두대간
靈峰뒤로 넘어가는 장엄한 일몰을 보고, 한려수도의 푸른빛
도는 바닷물을 보고, 눈이 내리는 날 지리산 천은사 뒤의
눈 덮인 소나무 숲을 보아야 한다. 장엄한 광경을 보아야만
세상사의 때가 씻긴다.
둘째 낙은 벗과 노는 즐거움이다. 사랑을 이야기하고
남은 인생의 유한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있으면
인생이 즐겁다. 가슴속의 깊은 우울을 벗겨주는 사람은
마음에 맞는 친구다.
셋째의 낙은 맛있는 음식이다. 아름다운 경치가 있고,
좋은 친구가 있다면 그다음에는 음식으로 대미를
장식해야 한다.
입에 침이 고이는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신의 축복이다.
여러 가지 양념을 다져 넣은 붉은 김치도 좋다.
엊그제는 지인들과 소요당(消遙堂) 안주인이 요리해준
돼지족발을 먹었다. 꼬들꼬들하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소인의 인생을 위로해주었다.
어려운 '군자삼락'보다는 '소인삼락'이 어떤가?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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