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수필가/최증수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뜬금없이 달맞이꽃이 반긴다.
시골버스는 빠지고, 그 때도 ‘기다리시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교훈이 그를 옥죄고
무심히 시간만 흐른다.
구급약 사려가는 길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어
아이는 어머니의 위급을 늦추고
칠십년 기다려도 만남이 헛일 된
슬픈 사연들도 생각한다.
그래도
첫 출산 기다리는 임산부의 설레임과
손자 보고픈 할아버지 바람 같은 기다림도 있고
오래 기다려야 큰 일 이루어진다며
꿈꾸듯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오.
왜 이 곳에서 기다려야 하고
왜 그 곳에 가야만 하는지 自問하면서
그는 아직도 정류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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