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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

요즘은 민폐일 수 있다네요

by 까망잉크 2019. 2. 17.

 

[e글중심] 돌·칠순 잔치, 요즘은 민폐일 수 있다네요

            
 
[중앙포토]

[중앙포토]

잔치: [명사] 기쁜 일이 있을 때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 요즘 잔치는 사전적 정의와 조금 멀어진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기는 하지만, ‘즐기’지는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잔치 초대가 기껍지 않고, 손님을 초대하면서도 민폐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주의가 보편화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잔치의 의미가 퇴색한 결과로 보입니다.

 
과거의 잔치는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공동체가 모여 음식을 푸지게 나눠 먹으며 기쁜 일을 축하한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기쁜 일’에는 결혼이나 취임은 물론 돌, 환갑, 칠순 등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는 대신 시간이 귀하고, 인간관계가 원자화된 오늘날에 잔치는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백세시대에 환갑, 칠순이 축하할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잖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잔치를 여는 이도, 초대 받은 이도 부담된다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대 받은 이들은 황금 같은 주말에 시간 쓰고 돈 쓰면서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하는 건 곤욕이라는 입장입니다. 초대를 받았는데 안 갈 수도 없고, 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는 부조금 지출도 부담이라는 거죠. 한 네티즌은 “회사에서 돌잔치 한다고 하면 사다리 타서 원정대 꾸려서 보낸다”며 성토했습니다. 잔치를 여는 입장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관습을 거슬러 남들 다 하는 잔치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고, 초대하지 않으면 서운해 할까 봐, 초대하면 민폐일까 봐 마음이 쓰인다는 겁니다. 부조는 품앗이인데 준 만큼 돌아오지 않아 마음이 상했다는 경험담도 숱합니다.
 
네티즌들은 잔치가 더 이상 잔치가 아니게 된 원인으로 허례허식과 과도한 부조 문화를 지적합니다. ‘남 부럽지 않기 위한’, ‘뿌린 대로 거두기 위한’ 잔치 탓에 모두가 피곤하다는 거죠. 덧붙여 "가족행사는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가족끼리 하자"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잔치의 가치는 즐거움에 있습니다. 즐겁지 않은 잔치의 역설은 사회가 바뀐 만큼 문화도 따라 변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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