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제궁은 1만1179m² 면적을 보유한 2층 건물.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집무실 책상까지 공개하는 화끈한 관람동선이어서 적잖게 놀랐다. 이렇게까지 개방을 해도 보안에는 문제가 없을까. 대통령 집무실에 삼성TV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은근한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엘리제 궁의 2층 중심에 있어 정원을 한가운데서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집무실은 나폴레옹 3세가 황후 외제니를 위해 만든 금 장식방인 ‘살롱 도레(Salon Doré)’다. 베르사유 궁에 있는 ‘거울의 방’처럼 정원으로 난 창을 마주보는 벽에 창 모양의 거울이 있어 밝고 환하다.
샹들리에가 빛을 비추고 있는 대통령의 책상은 엘리제 궁의 최고 보물로 꼽힌다. 18세기 가구장식가 샤를 그레상이 루이 15세를 위해 제작한 이 책상이다. 책상에는 필기도구와 촛대모양의 등이 놓여 있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이 방을 집무실로 사용하지 않았다. 왕실풍이 공화국의 정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통령 집무실 바로 왼쪽에 비서실장 집무실이나 간이 회의실로 쓰이는 초록색 방인 ‘살롱 베르(Salon Vert)’가 있다.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오른쪽에는 대통령과 참모진이 수시로 회의를 하는 회의실(Salon d‘Angle)이 있다. 비서실장 집무실과 회의실의 옆쪽으로도 각각 수석 보좌진들의 사무실이 있다. 불과 수십 m의 동선 내에 대통령과 핵심 보좌진의 방이 나란히 있어 효율성이 높다. 대통령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반에 출근해 집무실 옆 ‘살롱 베르’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하면서 시작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임기 중 ’살롱 베르‘에서 카를라 브뤼니 여사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건물 1층에는 국가 공식 연회나 만찬이 열리는 ‘살 데 페트(Salle des Fete)’가 있다. 화려한 천장화와 샹들리에, 태피스트리로 꾸며진 연회장이다.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조성된 이 연회장은 붉은색과 황금색 컬러로 디자인 돼 있다.
이후 1808년 나폴레옹 황제로부터 나폴리의 왕으로 임명된 뮈라 장군이 ‘엘리제-나폴레옹 궁전’이란 이름으로 황제에게 헌납했다. ‘엘리제 궁(Le Palais de l'Élysée)’이라는 이름은 18세기 말에 근처의 샹젤리제 거리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샹젤리제(Champs-Élysées)는 ‘엘리제의 들판’이라는 뜻이다. 엘리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엘리시온’의 프랑스어식 표기로, 신들의 총애를 받은 영웅들이 지상의 삶을 마친 뒤에 들어간다는 축복 받은 땅이다.
나폴레옹 3세는 자신의 약혼녀인 외제니 드 몽티조에게 엘리제 궁전을 선물하기 위해 1853년에 건축가 조제프-외젠 라크루아를 시켜 전면 개축을 하였고 1867년에서야 끝난 대공사 결과, 오늘날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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