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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소리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by 까망잉크 2022. 12. 7.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 보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과 시간,
열정, 정성을 쏟아 붓습니다.
예뼈져라
멋져라
색시해져라
날씬해져라
병들지 마라
늙지 마라
제발 죽지 마라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 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
노쇠화되고 암에 노출되고
언제 가는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닐진대
누구를 내 것이라 하고
어느 것을 내 것이라고 하던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
이 세상에서 누구나
짊어지고 있는 고통인 것을


피할 수 없으면 껴안아서
내 체온으로 다 녹이자
누가 해도 할 일이라면 내가 하겠다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자
언제 해도 할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에 하자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 종일 울겠다
짜증 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하루 종일 얼굴 찌푸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 듯이 싸우겠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낮춰 논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보다 더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 공간이 됩니다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 겹도록 고맙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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