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내 안의 빛을 찾아
입력 :2015-07-06 00:10ㅣ 수정 : 2015-07-06 02:59
명상·선요가·선기공 등 함께 수련… 정신적 깨달음 추구하는 산사의 힐링무예 ‘선무도’
‘스으으읍, 후우우우.’ 경주 함월산 자락 골굴사를 감싼 적막 사이로 깊은 호흡 소리가 새어나온다. 들숨과 날숨이 규칙적으로 이어지던 호흡은 힘찬 기합으로 변해 우렁차게 터져 나오며 산사의 적막을 깨운다. 불경과 목탁 소리로 가득할 것 같은 절간에 울려 퍼지는 기합 소리는 듣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소리를 따라가니 도복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며 무술 수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이 수련 중인 것은 승가 무술인 선무도다. 승가 무술은 절에서 스님들이 수련하는 무술로 선무도는 중국 소림 무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 전통 불교 무술이다.▲ 15년 동안 선무도를 수련한 현웅(27) 법사가 공중으로 가볍게 솟아오르며 날아차기를 하고 있다.
▲ 사브리나 포울센이 절벽 위 좁은 길에 앉아 호흡을 고르며 좌선을 하고 있다.
▲ 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골굴사에서 선무도를 수련하고 있다.
▲ 3년째 선무도를 수련 중인 영국인 새라 니콜이 선요가를 하고 있다.
▲ 골굴사 대적광전 앞마당에서 철안(오른쪽·46) 법사와 현웅 법사가 선무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 포울센이 태권도의 품세에 해당하는 선무도의 영동행관을 연습하고 있다.
매년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골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선무도를 접하고 있다. 이 중 외국인만 8000명에 달한다. 서울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던 영국인 새라 니콜(32)은 3년 전 템플스테이 체험을 왔다가 선무도의 매력에 빠져 골굴사에 머물며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다. 3년의 수련 과정을 거쳐 2단을 딴 유단자가 됐다. 니콜은 선무도의 무술적인 면보다 명상적인 면에 더욱 매료됐다. 그녀는 “선무도를 배운 후 몸과 정신이 함께 건강해졌다. 수련이 쉽지 않지만 거듭할수록 나 자신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다”며 선무도의 매력을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국인 수련생인 사브리나 포울센(21)은 덴마크에서 8년간 수련한 태권도 스승을 통해 선무도를 알게 됐다. 지난해 10월 선무도를 배우러 한국에 홀로 찾아왔다. 그녀는 “태권도가 내 육체를 강하게 만들었다면 선무도는 내면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덴마크에 돌아가면 태권도와 함께 선무도를 가르치고 싶다”고 선무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올여름 소란스러운 휴가지보다는 고즈넉한 사찰로 치유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골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선무도를 수련하다 보면 스트레스로 지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삶에 새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글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015-07-06 16면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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