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國弓’ 145m 과녁과의 거리 마음을 다스리는 거리
▲ 서울 국립극장 뒤편 남산 자락에 자리한 활터인 석호정(石虎亭)에서 서울시(중부공원녹지사업소)가 새해를 맞아 개설한 ‘건강 활쏘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들이 권오정 궁장의 지시에 맞춰 기본동작을 배우고 있다. 오늘날 국궁은 레저스포츠이면서 마음을 수련할 수 있는 무예(武藝)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전통활인 각궁을 궁창에 넣고 틀을 잡아 주고 있다. 각궁은 소나 양의 뿔로 꾸민 활로, 모양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 습사무언(習射無言·활을 쏠 때 말을 앞세우지 말라)은 활쏘기 전 지켜야 할 규율인 궁도구계훈(弓道九戒訓) 중 한 덕목이다.
▲ 권오정 궁장이 석호정에서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고 있다. 석호정은 조선시대에 세워진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활터다.
▲ 석호정에서 진행하는 ‘건강 활쏘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외국인의 표정이 진지하다.
▲ 서울 충무아트홀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전통 활쏘기 교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들이 과녁에 맞은 화살을 뽑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오른발을 약간 뒤로 빼고 어깨 너비로 벌리세요.” 권오정(서울무형문화재 제23호 궁장(弓匠) 이수자) 궁장의 지시에 맞춰 기본동작을 배우고 있는 이들은 교육 2주차의 새내기들이다. 활을 잡는 방법부터 조준하는 자세까지 모든 게 낯설다. “왼팔을 뻗고~ 시위 잡은 손을 턱밑 오른쪽 어깨까지 당기고….” 가르쳐 주는 대로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 주질 않는다. 과녁을 향해 뻗은 팔은 부들부들 떨리고 시위도 당겨지지 않는다. 두 시간째 똑같은 동작의 반복 훈련이다.
▲ 서울 국립극장 뒤편 남산자락에 자리한 활터인 석호정(石虎亭)에서 회원들이 과녁을 맞춘 화살을 뽑아들고 즐거워 하고 있다. 오늘날 국궁은 레저스포츠 이면서 마음을 수련 할 수 있는 무예(武藝)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 충무아트홀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국궁’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들이 권오정(서울무형문화재 제23호 궁장(弓匠) 이수자) 궁장의 지시에 맞춰 동작을 배우고 있다. 오늘날 국궁은 레저스포츠 이면서 마음을 수련 할 수 있는 무예(武藝)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 국립극장 뒤편 남산자락에 자리한 활터인 석호정(石虎亭)에서 회원들이 사대에 자리를 잡고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고 있다. 오늘날 국궁은 레저스포츠 이면서 마음을 수련 할 수 있는 무예(武藝)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 충무아트홀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국궁’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권오정(서울무형문화재 제23호 궁장(弓匠) 이수자) 궁장의 지시에 맞춰 동작을 배우고 있다. 오늘날 국궁은 레저스포츠 이면서 마음을 수련 할 수 있는 무예(武藝)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권오정(서울무형문화재 제23호 궁장(弓匠) 이수자) 궁장이 서울 국립극장 뒤편 남산자락에 자리한 활터인 석호정(石虎亭)에서 서울시(중부공원녹지사업소)가 새해를 맞아 개설한 ‘건강 활쏘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육생들의 자세를 동영상을 보며 교정해 주고 있다. 오늘날 국궁은 레저스포츠 이면서 마음을 수련 할 수 있는 무예(武藝)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석호정은 조선시대에 세워진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활터다. 과거 문무백관이 아닌 민간인들이 활을 쏘던 이곳은 요즘도 시민들의 활터로 이용되고 있다. 잠시 후 이 유서 깊은 활터에 몇몇 회원이 사대에 자리를 잡는다.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곧바로 거궁(据弓) 자세를 취했다. 침묵 속에서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에 일순간 긴장감이 흐른다. 이윽고 시위를 당긴 손아귀를 풀자 ‘쐐액’ 하는 장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화살이 과녁에 부딪혀 튕겨 나온다. 윗부분에 맞은 듯 소리가 투명하다. ‘관중’(貫中·화살이 과녁을 맞힌 것)이다. 양궁과 달리 국궁은 과녁의 어디를 맞혀도 관중이다. “시위를 당길 때의 손맛은 낚시할 때처럼 짜릿짜릿하죠.” 국궁예찬론자인 박영균 사두(射頭·활쏘기터 책임자)의 말이다.
국궁은 단수가 높은 궁사가 상석인 왼쪽에 자리를 잡고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활을 쏜다. 거리를 재는 조준경이나 가늠자도 없다. 박 사두는 “오로지 고요한 마음을 통해 자신과 목표사이의 거리를 지워낸다“고 말했다. 과녁까지의 거리는 145m로 곡사(曲射)로 쏘아야 화살이 날아간다. 회원 경력 10년의 송명재씨는 과거 사업이 어려웠을 때 심신을 다스리기 위해 활터를 찾았다. 그는 “비바람 속에서 과녁을 명중시키려면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활쏘기의 과정은 인생과도 같다”고 말했다.
국궁은 현재 전국 380여개 사정(射亭·전통 활쏘기터)에서 애호가들이 즐기고 있다. 문화센터나 체육관 등 실내에서의 강습도 활발하다. 전국의 활터 어느 곳이든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집궁례(執弓禮·궁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의식)를 거행하는 입문(入門)만큼은 엄격하게 하고 있다. 무예이기에 예의를 엄수할 수 있어야 하고 불순한 마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우리 민족의 기상과 예절이 배어 있는 국궁. 선조들은 활에 대해서 살생의 용도인 ‘쏜다’는 말보다 심신수련을 강조한 ‘낸다’는 말을 더 선호했다. 이 땅의 한량들은 활을 낼 때마다 자신과 대결해서 자신을 극복하고자 했다.
취재를 마치고 석호정을 나설 때 ‘습사무언’(習射無言)이라는 네 글자가 적힌 석판이 눈길을 끈다. ‘활을 쏠 때 말을 앞세우지 말고 예(禮)를 갖춰라’는 충고를 담고 있는 듯했다. 겸손과 덕행 등 ‘마음을 비우고 활과 인생을 대하라’는 내용의 궁도구계훈(弓道九戒訓) 중 한 덕목이다. 새해에는 마음의 무예인 국궁을 통해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며 참된 나를 만나보자.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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