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의 상처 안고 재회…“얼마나 뜨거웠을까”
지난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은 순간 최대풍속 30m를 타고 불과 8시간만에 축구장 면적 530배에 달하는 379㏊의 토지와 주택과 펜션 등 154곳(13일 기준)을 집어삼켰다.
42년째 강릉 저동에서 살아오던 이세기씨는 이번 산불로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씨의 집과 우사는 이번 불로 전소됐다. 흔적만 남은 집터에서 소방관들은 잔불을 정리하고 있었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날아다니던 시간, 이씨는 집에서 키우던 소 3마리를 묶었던 끈을 낫으로 끊은 뒤 우사의 문만 열어 놓은 채 몸만 피할 수밖에 없었다. 돌아와보니 3마리 중 한 마리는 사라졌고, 두 마리는 털이 그을린 채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터 옆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소들은 이씨의 가족과 소방관들의 도움으로 화재현장에서 구조됐다.
“너무 참담해서 울음도 안 나옵니다. 집이 이렇게 다 타버려서 이제 잠 잘 곳도 없습니다. 농기구도, 축사도 다 타서 올해 준비했던 농사는 다 허사가 됐어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이씨는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다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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