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삶, 찍고 찍는다… 꿈, 직업이 되다0
입력 :2016-10-30 17:42ㅣ 수정 : 2016-10-31 00:12
‘1인 유튜버 크리에이터 (YouTuber Creator)’… “망가져도 괜찮아요, 일단 뭐라도 찍어 올리세요”
모든 일상이 콘텐츠… 시간·장소 구분 없이 일할 수 있는 즐거움 있어▲ 고지현(망가녀)씨가 코엑스 SM타운 아티움에서 구독자들을 위해 곳곳을 설명해 주며 촬영을 하고 있다.
20대 초반의 여성이 손삼각대에 달린 손바닥만 한 카메라를 보며 열심히 떠들고 있다. 마치 카메라 안에 누군가가 있는 듯. 지나가는 시민들이 힐끔 쳐다보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Vlog(Video+Blog)를 촬영 중인 1인 유튜버 크리에이터 고지현(망가녀·22)씨의 모습이다.
유튜버 크리에이터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란 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동영상, 리뷰 등을 만들어 올리는 사람’이란 말의 합성 신조어이다. 국내 유튜브 스타 중 가장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대도서관’,‘양띵’, ‘씬님’ 등은 유튜브 광고만으로 수천만 원을 벌기도 한다. 콘텐츠 외에도 부가 광고 수입원을 생각하면 웬만한 전문직 연봉을 뛰어넘는다. 지난 9월에 열린 유튜브 팬미팅 행사는 티켓 오픈 하루 만에 1000석이 매진됐다. 이제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은 하나의 직업이며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비디오빌리지를 찾았다. 크리에이터들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사업체 중 하나이다. 영상 속에서 즐겁고 화려한 이들의 실제 모습은 생각과 달리 초췌했다. 영상편집을 하느라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가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는 크리에이터의 머리 매무새는 엉성했다. 슬리퍼와 편한 옷차림으로 일에 열중하는 이들의 눈가엔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서지영(귄펭·24)씨는 “밤새 편집하는 일이 부지기수지만 그래도 재미있으니까 한다”며 해맑게 웃었다.
▲ ‘망가녀’가 핼러윈 특집 촬영을 위해 화장을 하고 있다.
▲ 신별(신별·왼쪽부터), 망가녀, 백수진(수지니)씨가 엔딩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독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매료되어 크리에이터 생활을 택한 김남욱(남욱이의 욱기는 일상·22)씨. 악플에는 상처도 받지만 “재미있다”는 응원에 힘을 얻는다. 슬럼프였던 지난 8월에는 구독자의 긴 격려 댓글을 보고 눈물까지 흘렸단다(물론 이 또한 콘텐츠로 승화됐다). “제게 고민 상담을 하고 응원을 바라는 댓글들도 많지만 저 또한 구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구독자가 있기에 제가 있고, 그래서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죠.”
▲ 전문직 연봉 뺨치는 광고수입
비디오 빌리지의 영상편집실에 크리에이터들이 자주 쓰는, 물 없이 사용 가능한 거품 샴푸, 목캔디, 파스 등이 놓여 있다.
▲ 편집하느라 다크서클은 기본
김남욱(남욱이의 욱기는 일상)씨가 영상에 달린 구독자들의 댓글을 읽고 있다. 그는 구독자의 긴 격려 댓글을 보며 슬럼프를 극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재미있다” 응원에 힘이 팍팍
비디오 빌리지 사무실에 팬들이 ‘망가녀’에게 보낸 택배들이 가득하다. 이제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은 하나의 직업이며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대부분은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장난스럽게 올린 영상으로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게 됐다. 고씨는 크리에이터가 된다는 것이 ‘별것’ 아니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그림을 그리고 색종이를 접은 활동들도 모두 크리에이터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말한다.
“다들 휴대전화는 있잖아요. 일단 뭐라도 찍어 올리세요.”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016-10-31 20면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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