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 온기가 흘렀다
[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입력 2023.05.27. 03:00
어둠이 내리자 충북 보은군에 있는 한 폐교에 불빛이 반짝였다. 문을 닫고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학교가 5년 전 캠핑장으로 변신한 뒤 주말이면 이렇게 사람들이 찾아온다. 시골 폐교들은 대체로 부지가 넓어서 캠핑장으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학교의 흔적이 곳곳에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캠핑을 즐기기 좋은 계절. 이날은 한 캠핑 동호회가 준비한 모임에 전국에서 200여 명이 모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카페를 운영하는 참가자는 드립 커피를 만들어 나눠주고 있었고, 빵집 사장님은 즉석에서 빵을 구워 대접했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나누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덕분에 폐교에 모처럼 온기가 흘렀다. 운동장에 우뚝 서서 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도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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