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조개가 웃는구나. (白蛤笑)
한 양반이 직접 돌아다니며 며느릿감을 구하러 나섰다.
차림새는 비록 남루하지만 용모가 뛰어나고 관상도 복스럽게 생긴 훌륭한 규수였다.
뒤를 따라가 보니 상민(常民)의 집 딸이었으나 신분과 관계없이 자청해 며느리로 삼기로 했다.
그리하여 첫날밤에 소박을 놓아 쫓아 낼 작정으로 신부에게 시 한 수를 써 주며 적절한 댓구로
화답하지 않으면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포대하(靑袍袋下)에 자신노(紫腎怒)이니,"
(푸른 도포의 허리띠아래 붉은 양물이 성을 내니,)
(붉은 치마 고쟁이 속에서는 흰 조개가 웃는구나)
나누며 첫날밤을 질탕하게 새웠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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