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옛이야기] [22] 도봉구 쌍문동
-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부모 묘 앞에서 죽은 효자 기리는 문 '두 개'
옛날 어느 마을 한 부부가 이름 모를 병을 앓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그의 아들은 자신의 효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부모의 묘 앞에 움집을 짓고 여러 해 동안 기거하다가 죽었다. 이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이 아들 무덤 근처에 효자(孝子)문 두 개를 세웠는데, 이 동네가 바로 도봉구 쌍문(雙門)동이다.쌍문동은 말 그대로 '문이 두 개인 마을'이라는 뜻이다. 창동 우체국 근처에 열녀(烈女)문이 두 개 있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말도 있고, 쌍갈래 길에 이문(里門·동네 어귀에 세워진 문)이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쌍문동은 만화 캐릭터의 명당이다. 1970년대 신문수 화백의 '로봇 찌빠'와 1980년대 김수정 화백의 '아기공룡 둘리'의 배경이 쌍문동이다. 신 화백에게 쌍문동은 신접살림을 차리고 딸 셋을 낳아 키웠던 곳이고, 김 화백에게는 20대 젊은 시절 진주에서 상경해 둥지를 튼 곳이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이 가난을 피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거처를 마련한 곳도 이곳이다. 당시 변두리였던 쌍문동 주민들에게는 미아리 고개를 넘어 시내 중심가로 진출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만화에서 '아기 공룡 둘리'는 북극 빙하에 갇혀 바다를 떠돌다 이곳을 흐르는 우이천에서 발견됐다고 나온다. 그 인연으로 도봉구는 2011년까지 쌍문동 근린공원 자리에 '둘리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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