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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

신조어(新造語)의변천

by 까망잉크 2010. 10. 14.

신조어(新造語)의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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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유기체처럼 변한다. 새로운 생각이나 기술, 기기가 생기면 새 말이 생기기도 하고 사회 관습이나 문화가 변하면

사라지는 말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언어는 시간의 흐름 속에 생성, 성장, 소멸한다.
물론 이런 신어 가운데에는 한때 쓰이다 이내 종적을 감추는 유행어도 꽤 있다.

일종의 '인스턴트 단어'인 셈이다.
'짐승돌'(짐승+아이돌, 짐승처럼 거칠고 야성적인 매력을 지닌 아이돌),

'비덩'(비주얼덩어리의 줄임말, 시각적으로 아름답다는 뜻),

'모태솔로'(태아일 때부터 솔로였다는 뜻으로 이성 교제를 한 번도 안 했음을 일컬음),

'청년실신'(대학 졸업 후 실업자가 되거나 빌린 등록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뜻),

'스마트폰 포비아'(스마트폰의 첨단 기능에 적응하지 못해 스마트폰을 두려워하는 심리),

'앱티즌'(스마트폰의 응용프로그램인 애플리케이션의 앱과 네티즌을 합친 말) 등도 올해 새롭게 등장했다.
'초콜릿 복근'(근육의 윤곽이 또렷이 드러나는 배 근육)이란 말도 생겼는데 예전엔 같은

대상을 '왕자(王字)'나 영어에서 따온 '식스팩(six pack)'으로 표현했던 점에 비춰보면 재미있는 변화다.
'얼짱', '몸짱', '쌩얼', '된장녀', '지름신', '품절남/녀', '안습' 같은 단어들은 인터넷 출신이면서 인터넷 바깥에서도 두루

된 경우다.
 최근 신어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말을 줄인 축약어가 많다는 점이다.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흔히 엄마가 자신의 자녀와 비교하는 모범적인 인물),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쩍벌남'(지하철 좌석에서 다리를 벌린 채 앉은 남자 승객),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등이 그런 예다.
'볼매'(볼수록 매력 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김떡순'(김밥.떡볶이.순대) 등이 그런 축약의 예다.
'스타벅스' 커피숍을 '별다방', '커피빈' 커피숍을 '콩다방'으로 부르는 식이다.

사회상을 보여주는 단어 중에는 '공갈', '군발이', '치맛바람', '물갈이', '재벌', '빽'처럼 긴 생명을 유지하며

일상 언어로 고정되기도 했지만, 서서히 잊힌 단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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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물건의 대명사였던 '일제(日製)'나 '미제(美製)',

1960년대 도시화의 바람 속에 서울로 올라와 동생들의 학비를 벌었던 '공돌이'와 '공순이',

부잣집에 숙식하며 살림을 돕던 여성을 지칭한 '식모', '솥뚜껑 운전수', '미숙(米熟)이', '밥모' 등이 그렇다.

1960년대 재건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자 나온

'재건데이트'(돈이 들지 않는 데이트),

1980년 과외금지조치 이후 생긴 '몰래바이트'(비밀과외), 권력층이 형성되고

사회 불신이 심화하면서 나온 '국물'(뇌물), '사바사바'(뒷거래), '모리배'(수단을 안 가리고 이익을 꾀하는 사람) 등도

지금은 없어진 단어다.

복잡한 정치사를 반영한 어휘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유당 정권이 부정선거를 하자

'피아노표'(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표까지 한꺼번에 투표하는 것),

'올빼미표'(불을 끄고 개표하는 것)라는 단어가 대유행 하다 부정선거가 없어지면서 자취를 감췄다.
'땃벌떼'(자유당 시절 동원된 정치깡패),

'사꾸라'(상대방 첩자),

'돈국구'(정치 헌금을 내고 전국구 국회의원이 된 일을 비꼬는 말)라는 말도 사람들의 입에 널리 오르내렸다.

인물을 지칭하는 속어도 유행하다 사라졌다.
못난 얼굴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 '후지카', '몰카', '졸도카', '호박', 박호순'(거꾸로 읽으면 순호박),

'옥떨메'(옥상에서 떨어진 메주)가 대표적이다.
또 '건빵'(눈이 작은 사람), '무허가 건축'(여드름 난 얼굴), '핫바지'(시골 사람 또는 무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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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젊은이들의 익살이 발달시킨 속어도 대중적으로 쓰이다 힘을 잃었다.
'향토장학금'(부모가 보내주는 학비), '11호 자가용'(보행), '오리지날'(결혼할 마음이 있는 대상), '자가용'(여자 파트너),

'리바이벌'(헤어진 여인과 다시 만남), '영구취직'(결혼) '초팅'(야외미팅), '고팅'(고고춤을 추는 미팅), '부팅'(부루스를 추는 미팅),

'야코죽이기'(기죽이기) 등이 그런 예다.
'꼰장'(교장), '꼰대'(부모), '꼰닥터'(위생 교사), '꼰녀'(여교사) 같은 단어도 남학생들 사이에 널리 쓰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삐삐', '시티폰', '피시에스폰', '회수권', '토큰' 등의 단어는 지칭하던 대상이 없어져 어휘가 생명을 잃은 경우다.

'라성'(LA), '나사'(양복점), '사장'(사진관)이나 '애급'(이집트), '비율빈'(필리핀), 불란서(프랑스), 화란(네덜란드),

아라사(이탈리아), 희랍(그리스), 가나다(캐나다) 등 일본에서 썼던 한자를 그대로 빌렸던 나라 이름들도 우리말

순화를 통해 다른 단어로 바뀌었다.

<옮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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