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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

동트는 새벽.........

by 까망잉크 2011. 12. 24.

 

 

                                                                   

/AP연합뉴스


 
옷을 벗은 겨울나무는 어제 온종일 갈색 피부를 뽐냈다. 그러나 우리가 잠든 시간 희미한 달빛을 머금은 녀석의 둥치는 검정색이었다. 동트는 새벽, 이번엔 그의 어깨 위에 푸른빛이 내려앉았다.

나무가 녹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이다. 그건 여름날 대낮에 빛을 한껏 품었을 때의 얘기다. 우리는 늘 낮에 활동하고 낮에 나무를 보기 때문에 녹색 옷을 걸친 한때의 모습을 마치 영속적인 모습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우주여행을 하다 새벽녘 어느 별에 잠시 내렸다면 우리에게 그곳은 늘 새벽 풍경으로만 기억될 것이다. 사실 그것은 한순간의 모습일 뿐 그 별의 진짜 모습은 아닌데도 말이다.

나를 포함해 우주 자연은 잠시도 멈춰 있지 않다. 사람들은 세상의 덧없음을 슬퍼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남부 독일 메밍겐의 새벽 풍경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 푸른 대지, 보랏빛 나뭇가지 그 얼마나 눈부신가.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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