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를 아십니까?
시치미는 옛날 사냥 때 매의 꽁지에 메어두는 꼬리표(쇠뿔을 얇게 깎아 만들기도 했다)
같은 것으로, 길들여진 매의 주인을 표시하는 일종의 이름표를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즉, 시치미를 달아 놓으면 매사냥꾼에게 잡혀도 주인이 있으니 놓아주고,
다른 매를 데리고 사냥을 다니는 사람에게 잡혀도 놓아 주었지요.
그러나 사람의 소유욕이란... 이렇게 시치미를 달고 있는 매를 잡게 되었더라도
그 시치미를 떼어 버리고 자신이 지금 잡은 매라고 주장하거나
자신의 시치미를 달고서는 자신의 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생겨났습니다.
그 이후로 ‘하고도 안 한 척, 알고도 모르는 척’ 할 때,
마치 시치미를 떼어 임자를 모르게 하는 것과 같다 하여 ‘시치미 뗀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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