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명절에 다녀 간 조상 귀신 님들의 푸념
명절 때 쫄쫄 굶은 조상 귀신 님들이 모여서로 신세를 한탄했다.
◈첫 번째 열 받은 한 조상 귀신님이 씩씩거리며 말씀하셨다.
설날 제사 음식 먹으러 후손 집에 가보니
아, 글쎄 이 녀석들이 교통체증 때문에 처갓집에 갈 때 차 막힌다고,
새벽에 벌써 지들끼리 편한 시간에 차례를 다 지내버렸지 뭔가?
가보니 설거지도 끝나고 다 가버리고 없었어,”
그래서 맨입으로 돌아왔지 뭐야....
◈두 번째 분통터진 조상 귀신님이 말씀하셨다.
“자넨 그래도 나은 편이여,
나는 후손 집에 가보니 집이 텅텅 비었더라구.
알고 보니 해외여행 가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다는 거야.
해외가 어디 한 두 곳이야.....
거길 내가 어떻게 알고 찾아가누?”
◈세 번째 조상님 아까부터 찡그리고 앉은 다른 조상 귀신님,
다례상은 잘 받았는데
택배로 온 음식이 죄다 상해 식중독이 겁나고
각종 과일은 깍질 않아 껍데기가 두꺼워 못 먹고
그냥 물만 한 그릇 먹고 왔어.
◈네 번째 뿔난 또 다른 귀신,
"나쁜 놈들!
내 돈 모아 둔 것 같고 놀러가서
호텔에서 지낸다기에 거기까지 물어물어 찾아 갔더니,
다례 음식이 호텔에서 차린 이미테이션(모조음식)이라
모르고 먹다가 이빨만 다치고 왔네.
◈다섯 번째"열 받은 다른 조상 귀신님이 힘없이 말씀하셨다.
“난 말이야.
아예 후손 집에 가지도 않았어.
후손들이 인터넷인가 뭔가로 제사를 지낸다고 해서,
나도 힘들게 후손 집에 갈 필요 없이
아예 편하게 근처 PC방으로 갔었지.”
내 머리 영리하지?
“그래, 인터넷으로라도 차례상(茶禮床)을 받았나?”
글쎄....
먼저 조상카페에 회원가입을 해야 된다잖아.
귀신이 어떻게 회원가입을 하노?
귀신이라고 가입을 시켜 줘야지!
다례상 구경도 못하고 왔다.
◈결론을 정리하겠습니다.
이게 웃고 넘길 일이 아닙니다.
한참 생각이 짧은 후손들아!
너희들도 늙으면 조상이 된다.
“쓰면 재산이고 남기면 유산”이란 말이 맞구나.
우리가 얼마나 서운한지를 모를 것이다.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거라.
지금도 늦지 않다.
“제사와 다례는 정성”이다.
제발 좀 모두 정신들 차려라.
전국조상대표귀신연합회(전조귀련)
계사년 구정을 앞두고 취람 여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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