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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스크랩] [꽃 전설] 에델바이스 (Edelweiss)

by 까망잉크 2013. 3. 17.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산에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녀는 얼음으로 된 집에서 홀로 살았다.
사람의 발걸음도 없고 새도 좀처럼 날아오지 않는 고원이었지만
소녀는 쓸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쓸쓸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친구라는 것도 무엇인지 몰랐다.

그녀는 천사였다.
어느 변덕스러운 신이 천사를 소녀로 만들어서 산꼭대기로 내려 보내고
그 사실조차도 기억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잊어버린 것이다.
소녀는 항상 혼자서 놀았다.

어느 날이었다.
집 안에서 무심코 밖을 내다보던 소녀는 놀라서 우뚝 멈춰 섰다.
얼음집 문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을까.
문틈으로 집안을 들여다본 남자는 소녀보다 더욱 놀랐다.
그는 등산가였다.

얼음집이 있는 곳은 그 산에서도 제일 높고 험한 장소로서
등산전문가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곳이었다.
"혼자서 올라 왔니"
등산가의 질문에 소녀는 방긋 웃어 보일 뿐이었다.
얇은 옷 한 장으로 몸을 감쌌을 뿐,
맨발에 구두도 신지 않은 소녀를 등산가는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 예뻐라.
소녀의 아름다움에 남자는 눈이 부셨다.
천진무구한 천사의 모습이 등산가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어디서 왔니....... 네 이름은"

"에델바이스"
이슬처럼 맑은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소녀는 문을 닫았다.
산을 내려온 등산가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했다.
수많은 젊은 남자들이 얼음집과 소녀를 보려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산이 험한 데다 날씨마저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었다.
화창한가 하면 눈보라가 몰아치고,
그러다가 내리쬐는 햇볕이 어마어마한 눈사태마저 일으키곤 했다.

에델바이스는 산에 올라온 남자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하지만 마음속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많은 등산가들이 자기 때문에 죽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산기슭에서는 매일 장례식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제발 나를 멀리 데리고 가주세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내가 없어지면 목숨을 걸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없어질 테니까요."
에델바이스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그때야 비로소 신은 한 천사를 소녀로 만든 것이 생각났다.

"돌아 오거라, 에델바이스. 나의 사랑스런 천사야."
신이 보낸 한 줄기 빛은 에델바이스에게 천사의 모습을 되찾아 주었다.
흰 날개를 펴고 에델바이스는 곧바로 하늘로 올라갔다.
얼음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난 산 위에
새하얀 꽃이 피었다.

높고 험한 산을 오른 자만이 만날 수 있는
청아한 꽃. 그 꽃을
사람들은 에델바이스라 불렀다.

출처 : 행복이 가득한 뜨락 
글쓴이 : 常虛/석마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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