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나가다 말고 날 째려보는 아내
마눌이 이웃에 사는 딸네 집 간다고 현관문 열고 나갔다.
그러다 생각난 듯 다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윽고 매서운 눈초리로 거실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나를 한참이나 째려본다.
그러고는 소리 안 나게 입을 씰룩인다.
"수염이나 좀 깎지그래. 집에서 노는 것도 그런데…. 꼭 역전 양아치 같아. 쯧!"
나는 안다.
마눌의 저 씰룩이는 입에서
요런 싹수없는 말들이 마구 튀어나오려는 것을
애써 짓눌러 참는다는 것을….
고마워요. 마눌님!
만약에 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으면
나는 또 한 번 깊은 침울의 늪에서
한동안 허우적대고 있었을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당신의 그 인내심.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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