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준 차로 유세부리는 아내
입력 2018.04.14 11:00 수정 2018.04.16 09:14
[일러스트 강인춘]
백수 주제에 한 집에 차 두 대는 사치라는 생각이 몇 날 며칠 머리를 아프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끼던 내 차를 용단을 내려 내다 팔았다.
이날 이후부터 꼼짝없이 마눌 차를 얻어 타는 신세가 됐다.
"친구 만나는 장소가 어딘데? 지하철 타면 편할 텐데 구태여 데려다 달라고 해."
"신발에 흙 좀 털고 타."
"차 탔으면 가끔 휘발유도 넣어주는 기사도 정신은 없나 봐."
"옆에 타지 말고 뒷자리로 가 앉아. 운전은 내가 하는데 웬 잔소리~?"
한창 잘나갈 때 내가 사준 차이건만 철없는 마눌의 기세등등한 세도에
오늘도 울화통 터진다.
그러나 어쩌랴.
가슴 넓은 남자라는 이름 때문에 꾹꾹 눌러 참는다.
하긴 눌러 참는 게 어디 한두 가지뿐이겠는가?
모름지기 백수라는 이름을 얻으면 이것저것 몽땅 모아서
꾹꾹 내려 참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마눌은 이런 바다와 같이 넓은 남편의 마음을 알기나 하는 걸까?
빌어먹을!!!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출처: 중앙일보] 내가 사준 차로 유세부리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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