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거 참~! / 詩庭박 태훈
" 내 나이" 안 간다, 못 간다
떼를 쓰고, 이불 덮고 나 없다.
세월이 나를 보쌈을 해서
장년석이, <노년석이> 지정석이라고
나를 나를 경로석에 앉혀 버렸다.
나 억울하다.
보쌈한 세월, 잘못이라.
"누구나 늙는 법이다"
누구나 늙는 법이다.
누구나 늙는다는 세상 이치,
엉성해진 기름기 빠진 흰 머리,
엉금엉금 느린 동작, 찌든 얼굴, 쪼그라진 키,
젊어서 내 말이
아이 보기 싫어,
저 늙은이 세월 가니,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내게 온다.
"늙은 친구" 친구야.
와 이리 늙었노.
허허 너는 와 늙었나.
아무 생각할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았더니,
내 늙은 것, 네 늙은 것, 잊었나 보다.
세월의 무상함이 한치의 오차 없이
네 얼굴에, 내 얼굴에 쫙쫙 줄 긋고 지나갔구나.
허허 친구야.
나는 네 마음 잘 알지,
나도 네 마음 잘 안다.
식당 벽에 웬 시가 낙서로 남겨 있기에,
오늘은 웬 시가 낙서 되어 있느냐고 물었더니,
주인장 말이 시인도 아닌 것 같은데,
저녁식사를 한 후 나도 낙서 한 번 합니다.
거침 없이 써 내려 가더니--
인생이 다 그런 거라고, 껄껄 웃으며 가더랍니다.
아마 그 사람이 시인인 것도, 같기도 해요.
시인이 따로 있답니까.
시를 쓰면 시인이지요. 내 말입니다.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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