皇城新聞 옛터를 찾아서
현 세종로네거리▶조선호텔 인근▶국세청 본청▶영풍문고 입구 로 네 차례 이사
- 글: 오인환 전 연세대 교수·신문방송학
입력2003-11-27 17:40:00
皇城新聞 옛터를 찾아서
천원지방(天圓地方)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하늘은 둥근 것이기에 원(圓)은 황제를 상징하는 글자다. 둥글게 만든 원구단은 이런 뜻에서 고종의 황제 등극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합병한 지 3년 뒤 1913년에 조선총독부는 한국의 독립을 상징하는 원구단을 헐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철도호텔을 지었다. 이 호텔이 조선호텔로서 그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지금의 웨스틴조선호텔 경내에는 원구단의 일부로서 원구단보다 2년 뒤에 지어진 3층 팔각지붕의 황궁우(皇穹宇)가 남아 있다. 황궁우는 하늘과 땅의 여러 신위를 모시고 조선조 역대 왕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었다.
는 해방 직후인 1947년에 만들어진 지도인데 1903년의 지도에서 황성신문의 두 번째 사옥이 있었던 지역의 골목들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에는 황성신문 두 번째 사옥이 있었던 자리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 조선호텔에서 미도파백화점에 이르는 길은 그대로 남아 있어 ‘소공주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으나, 이 길 북쪽 편의 옛 골목들은 큰 건물들이 들어서 흔적을 찾아볼 수도 없게 됐다. 소공주길에서 을지로 입구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을 잇는 자동차 통로가 현대판 골목이 돼 있을 뿐이다.
남대문로 쪽의 우리은행(전 한빛은행) 빌딩과 소공로 쪽의 조선호텔 사이에 소공주길에서 좀 북쪽으로 들어가 ‘三和빌딩’(원으로 표시)이 서 있는데 이 삼화빌딩 자리가 옛 황성신문의 두 번째 사옥이 있던 터로 추정된다. 삼화빌딩에는 현재 외환은행 소공동지점이 들어 있다.
세 번째 사옥 터는 현 국세청 본청 자리
![](https://blog.kakaocdn.net/dn/cnDSA3/btrvhoxYjJ9/2281jC8nrbTTqyvov8eR30/img.jpg)
앞서 황성신문의 첫 번째 사옥에 관해 이야기할 때 보았던 에는 제용감 터의 옛날 위치와 현재 위치가 나와 있다. 이들 세 지도에서 ‘전전 제용감’ 위치 부근만을 따다가 을 엮어보았다.
의 맨 위 왼쪽의 지도는 김정호가 1834년경에 작성한 ‘도성전도’의 일부로서, 중학천에서 송현으로 가는 길과 수진궁 쪽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동쪽 편 터에 제용감이 그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지금은 복개되어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삼청동 쪽에서 경복궁 담을 끼고 내려오는 중학천에 걸린 다리 중학교(中學橋)에서 송현 쪽으로 가는 길(중간에 일본대사관이 있음)과 수진궁 쪽으로 가는 길(끝에 석탄회관이 있음), 그리고 수진궁 쪽에서 안동(안국동) 쪽으로 가는 길(중간에 수송동 소공원과 조계사 후문이 있음), 이들 세 길로 이뤄진 삼각형에 가까운 구역은 오늘날에도 구한말 당시와 거의 바뀌지 않았다.
현재 일본대사관 쪽으로 가는 길과 석탄회관 쪽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동쪽 터에는 국세청 본청 건물이 들어서 있다. 바로 이곳이 옛 제용감이란 관아가 있던 자리다.
황성신문이 사고에서 세 번째 사옥의 위치를 알리면서 전 관리서만으로는 부족해 전전 제용감을 추가한 것은 관리서보다는 제용감 쪽이 당시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용감(濟用監)은 조선조의 관아로서 왕실에서 쓰는 각종 물품들에 관한 업무를 관장해오다 1904년에 폐지됐다. 제용감이 폐지된 뒤 그 자리에 관리서가 잠시 들어섰다가 폐지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https://blog.kakaocdn.net/dn/PiDOL/btrvhnsnh21/LymzaRSyI3WkP4POcn2Kh1/img.png)
글: 오인환 전 연세대 교수·신문방송학
'옛것의 기록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 속 공간] 광화문광장은 본디 거리였다 (0) | 2022.03.24 |
---|---|
국방부 청사 땅의 역사 (0) | 2022.03.24 |
[사진 속 어제와 오늘] 대통령 선거 (0) | 2022.03.20 |
皇城新聞 옛터를 찾아서9-4 (0) | 2022.03.19 |
정주영 명예회장 '소떼 방북 (0) | 2022.03.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