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싸운다, 사랑하니까(3)
[일러스트 강인춘]
이제 막 결혼식을 끝낸 부부의 자화상
이제 막 결혼식 행사를 끝내고
아내와 함께 팔짱을 끼고 퇴장하는 남자는
옆에 있는 아내의 얼굴을 힐끗 돌아보고는 기겁을 했다.
아내는 ‘악녀’의 얼굴로 변해 미소 짓고 있었다.
“히히히. 내 남자야!
이제부터는 내 마음대로 너를 요리할 수 있어.
부디 내 명령에 항명하지 말고 무조건 따라야 해.
나는 항상 네 위에 군림하는 여왕이니까.”
아내, 아니 악녀의 미소 뒤에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순간 남자는 고민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아뿔싸! 결혼식 도로 물려? 아니면 싸워 이겨?’
그로부터 남자의 고민은 1년, 아니, 10년, 20년이 지나
50, 60년의 무수한 세월이 지났어도 변치 않고 그대로 계속되었다.
때로는 울컥하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대들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백전백패였다.
남자는 어쩌면 세상 끝나는 날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 이걸 어째.’
남자는 창조주를 찾아가서 원망을 했다.
“여자사람에게 속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여자의 모습이 저렇다면
저는 결코 처음부터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창조주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남자에게 한마디 던졌다.
“어리석은 남자 인간아! 거울을 한번 보거라.
아내를 탓하기 전에 네 얼굴도 ‘악남’으로 그려져 있잖아!
너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왜 모르니.
나는 항상 공평하게 남자, 여자를 만든단다.
못난 녀석!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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