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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물처럼 바람처럼

by 까망잉크 2022. 6. 4.

 

물처럼 바람처럼 / 청송 권규학

 


하늘은 맑아도 하늘이요
비가 와도 하늘이듯이

좋아도 나빠도

우리네 인생, 바꿀 수도 없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요

불지 않은 바람은 바람이 아니듯이

물은 흐를 때에서야

비로소 물로 살아갈 수 있고

바람은 불 때에서야

바람의 이름을 얻을 수 있나니

물이야 바람이야 탓하지 말고

흐르면 흐르는 대로 따라 흐르고

불면 부는 대로 함께 걸으면 그뿐

 

비가 올 때의 하늘엔

온통 먹구름일 뿐이지만

비 갠 후엔

티 없이 맑아질 수도 있을지니

화가 나도 슬퍼도

그저 물처럼 바람처럼 살아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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