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 청송 권규학
하늘은 맑아도 하늘이요
비가 와도 하늘이듯이
좋아도 나빠도
우리네 인생, 바꿀 수도 없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요
불지 않은 바람은 바람이 아니듯이
물은 흐를 때에서야
비로소 물로 살아갈 수 있고
바람은 불 때에서야
바람의 이름을 얻을 수 있나니
물이야 바람이야 탓하지 말고
흐르면 흐르는 대로 따라 흐르고
불면 부는 대로 함께 걸으면 그뿐
비가 올 때의 하늘엔
온통 먹구름일 뿐이지만
비 갠 후엔
티 없이 맑아질 수도 있을지니
화가 나도 슬퍼도
그저 물처럼 바람처럼 살아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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