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덮친 강진에 침대 위서 숨진 15세 딸
사진 찍은 AFP통신 기자 "울음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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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한 남성이 침대에 누워 자는 사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눌려 숨진 딸(15)의 손을 꼭 쥐고 있다. 가지안테프=AFP 연합뉴스
"내 아이의 사진을 찍어 주세요."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의 피해가 가장 극심한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한 무너진 아파트 단지 앞. 건물 잔해에 깔린 가족을 구하려고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가만히 앉아 있는 한 남성이 AFP통신 사진기자 아뎀 알탄(41)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한때 자신의 집이었던 부서진 벽돌 더미 위에 홀로 앉아 있던 메수트 한제르씨였다. 매서운 추위에 한 손은 점퍼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무언가를 꼭 쥐고 있었다. 숨진 그의 딸 이르마크(15)의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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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더미 아래 깔려 유일하게 보이는 딸의 손을 꼭 쥐고 있는 메수트 한제르씨의 손. 가지안테프=AFP 연합뉴스
지난 6일 모두가 곤히 자고 있던 새벽 4시 17분 덮친 지진. 이르마크는 침대에 누워 자던 그대로 건물 잔해에 짓눌렸다.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 살아남은 아빠는 놓아주지 않으려는 듯 딸의 손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는 떨리는 낮은 목소리로 알탄 기자에게 이르마크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그는 자신과 온 나라의 슬픔을 전 세계가 보기를 원했다."
알탄 기자는 셔터를 눌렀다. 지진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인을 울렸다. 알탄 기자는 "사진을 찍으면서 너무 슬펐다. '엄청난 고통'이라고 계속 중얼거렸고,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음 날 그가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때 부녀는 그곳에 없었다.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에서 수십만 번 공유됐다. 알탄 기자는 "이 사진은 내가 지난 40여 년간 찍은 어떤 사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도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건 재앙이었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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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사진기자인 아뎀 알탄. AFP 연합뉴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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