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피어났다
[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입력 2023.03.25. 03:00업데이트 2023.03.25. 05:33
전남 구례 화엄사의 아침 풍경.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찬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을 무렵, 스님이 싸리 빗자루로 비질을 시작했다. 드론의 힘을 빌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활짝 핀 홍매화가 기와지붕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검붉은 빛깔이 아름다워서 흑매화(黑梅花)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 매화는 전국의 사진가들을 불러 모은다. 새벽부터 사찰 주변에 100여 명이 자리를 잡고 아침 햇살이 홍매화에 비치는 결정적 순간을 담기 위해 동이 트기만을 기다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9m 높이의 웅장한 홍매화는 임진왜란 때 불에 탄 화엄사를 숙종 때 중건하면서 각황전 옆에 기념으로 심어졌다. 이후로 300여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3월 중순이면 어김없이 꽃망울을 터트린다. 긴 겨울을 보낸 지리산 자락에 거스를 수 없는 봄의 도착을 알리듯.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늘에도 빛이 있다”... 고난 속 삶의 환희를 예술로 표현한 이 화가 (0) | 2023.04.01 |
---|---|
[아무튼, 주말] 이승만 대통령과 아데나워 독일 총리 (0) | 2023.04.01 |
버스 타고 구불구불 산복도로 달리고...피란수도 흔적 따라 뚜벅뚜벅 걸었다 (0) | 2023.03.25 |
“60년 아나운서 인생 너무 짧더라, 60년 해온 일이 열 마디로 설명되더라” (0) | 2023.03.25 |
[아무튼, 주말] 하늘 위를 걷다 (0) | 2023.03.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