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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소리

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부녀 이야기

by 까망잉크 2023. 5. 23.



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부녀 이야기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서 등록금을 내려갈 때였습니다.
아버지의 트럭으로 같이 가는 길에 기름이 떨어져서 약간의 기름을 주유하고
학교에 도착해보니,등록금 낼 돈이 조금 부족하더군요!

우리 부자는 주머니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보았는데,
당시5천원 정도가 모자랐던거 같습니다.
마침 학교 앞에 아버지가 아시는 문구점이 있어서 돈을 빌렸는데,
그 당시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왜 이렇게 창피하게 느껴졌는지...

오늘 아래 적은 내용을 보니,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이젠 늙으셔서 더욱 초라(?)해 보이는 아버지!
그당시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들어버린 아들이 이젠
산다는게 녹록치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빈자리가 있어 기분 좋게 앉았다.
잠시 후, 스무 살 즈음의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는 내가 앉은 좌석의 손잡이를 잡고 섰다.

뽀얀 피부에 단아한 옷차림,
한 눈에 봐도 귀하게 자란 티가 나는 
예쁘장한 여학생이었다.

그 순간, 버스가 횡단보도 신호 때문에 멈춰 섰다.
창 밖으로 남루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물건을 잔뜩 실은 손수레를
절룩거리며 힘겹게 끌고 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나만 지켜 본건 아니었나 보다.
뒷좌석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불쌍하기도 하지. 쯧쯧."
"그러게요.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추운데 고생이 많네.."

그 순간 옆에 서 있던 예쁜 여학생이 창문을 열고,
"아빠~~~~"
하고 큰 소리로 부르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설마'하는 눈초리로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손수레를 끌던 아저씨는 걸음을 멈추곤
"이제 집에 가니?"
"네, 아빠!"
"옷은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오셨어요?
감기 들면 어쩌려고요"

딸을 보며 아빠는 웃음 짓는다.
딸도 아빠를 보며 웃는다.
그 웃음에서 빛이 난다.

아저씨는 많은 사람 앞에서도
당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딸이 고맙고 흐뭇하신 모양이다.

그런 딸이 얼마나 예쁠까?
그렇기에 이렇게 추운 날에도
딸자식 위해 불편한 몸 이끌고 나오신 거겠지.

버스 안이 조용해졌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이 아이,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참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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