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사랑
사랑이란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홉을 주고도 미처 주지 못한 하나를 안타까워하는 것이라지요
오늘은 박종화님의 천년사랑이란 제목의 좋은 시를 소개합니다.
천년에 한 알씩
모래를 나르는
황새가 있었단다
그 모래가 쌓여 산이 될 때까지
너를 사랑하고 싶다
천년에 한번 피는 꽃이 있었는데
그 꽃의 꽃잎이 쌓이고 쌓여
하늘에 닿을 때까지
너를 사랑하고 싶다
학은 천 마리를 접어야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나에겐 너만 있으면
행복하다
하늘에게 소중한 건 별이고
땅에 소중한 건 꽃이고
나에게 소중한 건
바로 너란다
매가 한강에 백원을 빠뜨렸을 때
그것 찾을 때까지 우리 사랑하자
예전에 모르던 사랑
지금은 편안한 사랑
나중에 편안할 사랑
바로 너란다
장미꽃은 사랑
안개꽃은 죽음을 뜻하는데
난 너에게
안개꽃의 장미를 꽂아 주고 싶다
왜냐하면?
난 너를 죽도록 사랑하니까
영혼이 맑은 그대
일생을 통해 만난
이 세상 다 변해도
사랑해요 영원히
햇살이 눈부신 날
투명한 유리병에
햇살을 가득 담고 싶다
너의 흐린 날에 주기 위해서
사랑한단 말이다
사랑한단 말이다
사랑한단 말이다
천년을 하루같이 하루를 천년같이...
< 월탄 박종화 >
박종화(朴鍾和)
(1901년 10월 29일~1981년 1월 13일)
경력:1964.~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수상:1996. 제1회 5.16민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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