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담배, 담배.... .
요즈음 담배 신세가 가엾게 되었지요.
국민 건강의 역적으로 전락하여 덩달아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천덕꾸러기죠.
회사 정문 옆에서 빡빡 담배 피우는 모습, 공항 흡연실에서 실험하는 얼굴들, 베란다에서 빤짝빤짝 별을 만드는 아빠들...... . 다들 불쌍하고 안돼 보이죠. 그놈의 담배 때문에...... .
이런 담배를 조선조 문인 이옥(李鈺)이 연경(煙經)이라는 담배 전문서를 지었는데, 그 내용중 재미있는 구절을 적어 봅니다. 담배 피우는 나를 위로하면서 말입니다.
‘시구(詩句)를 생각하느라 수염을 비비 꼬고 붓을 물어뜯을 때, 특별히 한 대 피우면 연기를 따라 시가 절로 나온다.’정말로 시의 구절이 잘 나올까요.
**담배가 맛있을 때·[연미(烟味)]
`대궐의 섬돌 앞에서 임금님을 모시고 있는데 엄숙하고 위엄이 있다. 입을 닫은 채 오래 있다 보니 입맛이 다 떨떠름하다. 대궐문을 벗어나자마자 급히 담뱃갑을 찾아 서둘러 한 대 피우면 오장육부가 모두 향기롭다.’이럴 때 담배 맛이 제일이죠.
**담배 피우는 것이 미울 때·[연오(烟惡)]
‘어린 아이가 한 길 되는 담뱃대를 입에 문 채 서서 피우다가 또 가끔씩 이빨 사이로 침을 뱉는다. 가증스러운 놈!’아 이럴 때는 담배를 끊어야지 하면서도...... .
**흡연을 금하는 것·[연기(烟忌)]
‘대중이 모인 곳에서 혼자 피우는 것은 안 된다. 매화 앞에서도 안 된다. 몹시 덥고 가물 때도 안 된다.’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겠죠.
**담배의 멋(煙趣)중에서 ,염격(艶格)
‘어리고 아리따운 미인이 님을 만나 애교를 떨다가 님의 입에서 반도 태우지 않은 은삼통(銀三筒) 만화죽(滿花竹)을 빼내어, 재가 비단 치마에 떨어지는 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침이 뚝뚝 떨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앵두 같은 붉은 입술에 바삐 꽂아 물고는 웃으면서 빨아댄다. 이것이 염격이다.’아 그것이 요염하다고요..... .
음성 담바구타령
구야 구야 담바구야
동래 울산에 담바구야
금을 주려 나왔느냐
옥을 주려고 나왔느냐
금도 없고 옥도 없어
담바구씨를 가지고 왔네
저기 저기 저 산 밑에다
담바구씨를 뿌렸더니
밤이면은 밤이슬 맞고
낮이면은 양기를 쏘여
겉잎 나고 속잎 나서
점점 자라서 황성했구나1)
겉잎 따고 속잎 따서
엮어서루 말려 놓고
담배잎을 줄거리 앗어서
똘똘 말어서 재워 놓고
네모번듯한 장두칼로
어쓱비쓱에 쓸어 놓고
영감에 쌈지 한 쌈지요
총각에 쌈지도 또 한 쌈지라
청등화로 백탄숫을2)
이글이글에 피워 놓고
소상반죽3) 부산죽에4)
담배 한대를 붙여 무니
목구녕 안에 실안개 돈다
또 한대를 피우고 나니
청룡황룡이 꿈틀어진듯
저기 가는 저 할머니
딸이나 있거든 날 사위삼소
딸은 하나 있건만은
나이가 어려서 못 삼겄네
여보 할머니 그 말씸 마오
참새가 적어도 알만 낳고
제비가 적어도 강남을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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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황성했구나 : 크게 자랐구나. 2)백탄숫→백탄숯 : 화력이 센 참숯. 3)소상반죽(瀟湘斑竹) : 중국 소상지방에서 나는 아롱진 무늬가 있는 대나무. 4)부산죽(釜山竹) : 부산에서 만들어 내던 담뱃대. 담뱃대 중에서 제일이라고 한다
[출처] 담배, 담배, 담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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