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寅除夕有感
(갑인년(1614) 섣달 그믐날 밤의 감회) 장유(張維, 1587~1638)
今年今日盡 금년(1614)은 오늘로 종지부 찍고
明年明日是 내일부턴 바야흐로 을묘년(1615) 새해
三百有六旬 일 년 삼백 예순 날
迅速如湍水 신속하기가 여울물 같네
念昔稚少日 생각하면 옛날 어렸을 적엔
歲時心獨喜 설날만 돌아오면 어찌 그저 기쁘던지
不解惜光陰 세월 아까운 줄 전혀 모른 채
遊戲窮閭里 동네방네 다니면서 뛰어 놀았지
心情隨歲變 심정도 세월 따라 변해가는 법
萬感紛已起 이제는 만감이 교차하는데
壯志百無成 한 가지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으니
盛年不可恃 젊음은 정말 믿을 수 없어라
故人重三餘 옛사람들 삼여를 중시했으니
籍此足文史 이 틈만 이용해도 공부 넉넉할 텐데
憂病坐鹵莽 병든 몸 근심 걱정 거칠기 그지없어
有靦對案几 책상만 대하면 부끄러움 앞서네
元貞有常運 봄 여름 지난 뒤엔 가을 겨울 찾아오듯
壯衰有常理 젊었다가 늙는 것은 필연적인 이치이네
德業苟日新 덕행 닦는 것 진실로 날로 새롭게 한다면
豈復傷髮齒 나이 먹는다고 걱정할 게 뭐 있으랴
來者尙可追 아직은 잘 해 볼 기회 있으니
自此須更始 이제부터 모쪼록 다시 시작해야지
題詩以自訟 시를 지어 반성하고 자책하면서
不寐達晨晷 뜬눈으로 새벽을 밝히네
[출처] 세월 아까운 줄 전혀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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