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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역사) 이야기

~~호랑이도 타일렀다.

by 까망잉크 2008. 12. 13.

 

 

강감찬(姜邯贊)은 호랑이도 타일렀다.

 

 

○ 고려 시중(侍中) 강감찬(姜邯贊)이 한양 판관이 되었는데, 그때에 부의 경내에 호랑이가 많아 관리와 백성이 많이 물려 부윤(府尹)이 걱정을 하자, 강감찬이 부윤에게,

“이는 매우 쉬운 일입니다. 3, 4일만 기다리면 내가 제거하겠습니다.” 하고는 종이에 글을 써서 첩(貼)을 만들고는 아전에게, “내일 새벽에 북동(北洞)에 가면 늙은 중이 바위 위에 앉아 있을 것이니, 네가 불러서 데리고 오너라.”고 부탁하였다.

아전이 그가 말한 곳에 가보았더니, 과연 남루한 옷에다 흰 베로 만든 두건을 쓴 늙은 중 한 사람이 새벽 서리를 무릅쓰고 바위 위에 있다가 부첩(府貼)을 보고 아전을 따라와서 판관에 배알하고는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다.

강감찬이 중을 보고 꾸짖기를, “너는 비록 금수이지만 또한 영(靈)이 있는 물건인데, 어찌 이와 같이 사람을 해치는냐. 너에게 5일간을 약속할 터이니, 추한 무리를 인솔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라. 그렇지 않으면 굳센 화살로 모두 죽이겠다.” 하니, 중은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하였다.

부윤이 크게 웃으며,

“판관은 잘못 본 것이오, 중이 어찌 호랑이겠소.” 하니,

강감찬이 늙은 중을 보고, “본 모양으로 화하라.” 하니,

중이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한 마리의 큰 호랑이로 변하여 난간과 기둥으로 뛰어오르니, 그 소리가 수리 밖에까지 진동하였으며 부윤은 넋을 잃고 땅에 엎드렸다.

강감찬이, “그만두어라.” 하니, 호랑이는 전 모양으로 홱 돌아가서 공손히 절하고 물러갔다.

       

이튿날 부윤이 이원(吏員)에게 동쪽 교외에 나가 살펴보라고 명하여 가서 살펴보니 늙은 호랑이가 앞서고 작은 호랑이 수십 마리가 뒤를 따라 강을 건너갔다.

이로부터 한양부에는 호랑이에게 당하는 걱정이 없어졌다.

강감찬의 처음 이름은 은천(殷川)이며, 복시(覆試)에 장원 급제하여 벼슬이 수상에 이르렀다. 사람됨이 몸집이 작고 귀도 조그만했다.

高麗侍中姜邯贊。爲漢陽判官。時府境多虎。吏民多爲所噬。府尹患之。邯贊謂尹曰。此甚易耳。待三四日吾可除之。書紙爲貼屬吏云。明晨汝往北洞。當有老僧蹲踞石上。汝可招來。吏如言而去。果有一老僧。衣藍縷戴白布巾。犯霜曉在石上。見府貼隨吏而至。拜謁判官叩頭而已。邯贊勅僧曰。汝雖禽獸亦是有靈之物。何害人至此。與汝約五日。其率醜類徙于他境。不然疆弩勁矢。盡殺乃已。僧叩頭謝罪。尹大噱曰。判官誤耶。僧豈虎乎。邯贊曰。汝可化形。僧咆哮一聲。化一大虎。仰攀欄楹。聲振數里。尹魄喪仆地。邯贊曰可止。虎飜然復其形。頂禮而去。明日尹命吏往伺東郊。有老虎前行。小虎數十隨後渡江。而自是府無虎患。邯贊初名殷川。登復試壯元。官至首相。爲人軆矮耳小。

성현(成俔)의 용재총화 제3권(慵齋叢話卷之三)에서

[출처] 강감찬(姜邯贊)은 호랑이도 타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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