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보면 또 하나를 알아야 한다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밤낮 없이 주색에 빠져 있다 보니 날(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신하들에게 물어봐도 누구 하나 지금의 날(日)을 알지 못했다. 주왕이 기자(箕子)에게 신하를 보내 날(日)자를 알아오라고 하자, 기자가 자기 제자들에게 말했다.
“한 나라의 군주가 시일조차 잊고 있으니, 이는 세상 사람들 모두 위험해질 징조다!(爲天下主, 而一國皆失日, 天下共危矣!) 세상 사람들 모두 시일을 모르고 있는데 나 혼자만 알고 있다면 나 또한 위험해질 것인즉!”
그래서 기자는 술에 취한 척하며 자기도 시일을 모른다고 했다.
無道한 임금이 집정하는 무도한 세상을‘천취(天醉)’라고 한다. 하늘까지 취했는데 기자 혼자서 깨어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기자에 비하면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 굴원(屈原)은 너무도 강직한 사람이다. 굴원은“세상 사람들 모두 취해 있어도 나 혼자만 깨어 있노라”라고 말했다. 기자와는 상반되는 성품인 것이다. 그러나 주왕(紂王)이 시일을 잊고 사는 것을 보고 곧 나라가 망하리라 내다보았다는 점에서 기자(箕子) 역시 사려 깊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여러 대학 심리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전문가와 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실례로, 두 전문가가 고양이를 사는 이야기가 있다.
한 엔지니어와 논리학자는 절친한 친구였는데, 두 사람은 함께 이집트에 가서 피라미드를 구경하기로 했다. 이집트에 도착한 어느 날, 논리학자는 호텔 방에서 평소처럼 여행일지를 쓰고 있었다. 그래서 엔지니어 혼자서 거리 구경을 나갔는데, 한 노파가 고양이를 판다는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엔지니어가 소리 나는 쪽으로 가보니 노파가 판다는 고양이는 검정색 인형이었는데, 가격이 500달러라고 쓰여 있었다. 왜 그렇게 비싸냐고 묻자, 노파는 대대로 물려받은 가보(家寶)인데 손자의 약값을 마련하려고 갑자기 처분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엔지니어가 그 고양이를 들어보니 아주 묵직했는데, 무쇠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고양이의 눈알이 진주였다.
엔지니어는 즉시 노파에게 흥정을 붙였다.
“300달러 드릴 테니 두 눈알만 뽑아주지 않겠습니까?”
노파가 잠시 셈을 해보더니 그것도 괜찮다 싶은지 흔쾌히 그러자 했다. 엔지니어가 흐뭇해하며 호텔로 돌아가 논리학자 친구에게 자랑했다.
“내가 오늘 300달러에 큰 진주를 두 알이나 샀어!”
논리학자가 그 진주를 유심히 살펴보니, 적어도 수천 달러는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엔지니어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다음 논리학자는 그 노파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아까 내가 올 때까지는 그 자리에 앉아 있더군. 그 눈 알 없는 고양이를 마저 팔려고 말이야.”
논리학자는 그 즉시 노파를 찾아가 200달러를 주고 그 눈알 없는 고양이를 사왔다. 그러자 엔지니어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참나. 눈알도 없는 무쇠 고양이를 200달러나 주고 사오다니!”
그러나 논리학자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 고양이를 유심히 뜯어보다가 작은 칼로 고양이의 발가락을 살살 긁어보았다. 그러자 검은 칠 속에서
누런 황금빛이 비치는 것이었다. 논리학자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외쳤다.
“내 짐작이 맞았어. 이건 순금으로 만든 고양이라고!”
그 고양이의 원주인은 황금의 정체가 드러날까 봐 고양이 인형 바깥에 검은 칠을 해서 무쇠처럼 보이게 했던 것이다. 엔지니어는 속으로만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논리학자가 엔지니어 친구를 돌아보며 조롱하는 투로 말했다.
“자넨 매우 똑똑하지만, 예술적 사고력은 나보다 못한 것 같군. 사물을 전체적으로 분석하고 깊이 사고할 줄 모른단 말이지. 한번 생각해보게나. 고양이 눈알이 진주인데, 그 몸뚱이가 어찌 무쇠이 수 있단 말인가?”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창의력 없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큰 손실을 입히는지 알 수 있을뿐더러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판원치옹의 지낭의 즐거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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