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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인동덩굴

by 까망잉크 2009. 12. 9.

인동덩굴

/삶에 지칠 때 날 떠올려 보시면....

 

 

김춘수의 <인동 잎>이란 시에 보면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 ....월동하는 인동 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인간의 꿈보다도 더욱 슬프다.'고 하였다.

겨울을 맞은 인동덩굴은 아주 추운 지방에서는 잎이 덜어진 채이지만,따듯한 곳에서 때늦게 돋아난 잎은

파란빛을 그대로 가지고 겨울을 넘기므로,어려운 겨울을 참고 이겨낸다는 뜻으로 인동(忍冬)이라고 부르게 돼었다.

흔히 인동초라 부르지만  인동덩굴은 풀이 아니라 여러해살이 나무이다.

인동덩굴 처럼 덩굴이 비비꼬여 뻗어가는 모양의 여러가지 무뉘를 흔히 당초(唐草) 무늬라하며,이 무늬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동덩굴이다.우리나라에는 7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남도의 강서대묘와 중묘의 천장 굄돌을 비롯 기와마구리.

국보 제85호 금동신묘명삼존불 등에 인동무늬가 남아있다. 그밖에 곡보 제79호인 경주 구황리 금제여래좌상,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보물 제489호 합천의 영암사지 귀부(龜趺)들이 인동무늬로 장식되었다.

고려시대의 유물로는 국보 제280호인 천흥사 동종(銅鍾),보물 제509호 구례 논곡리의 삼층석탑을 비롯하여 삼별초의 항거지로 추정되는 진도의 용정산성터에서 출토된 기와에 인동무늬가 남아 있으며,조선에 와서도 이 무늬가 쓰인 걱은 말할 것도 없다.

순수 우리말로는 "겨울을 살아서 넘기는 덩굴" 이란 뜻으로 겨우살이낭쿨이나,흔히 인동 또는 금은화(金銀花)로 많이 불렀다.

노란 꽃과 흰 꽃이 함께 피므로 각각 금꽃과은꽃으로 생각하여 이렇게 부른 것이다.  노란 꽃과 흰 꽃이 따로 피는 것이 아니고 꽃봉우리가

벌어질때 흰색이였다가 시간이 지나며 노랗게 되는 것이다.

또한 수술이 할아버지 수염과 같다.는 뜻으로 노옹수(老翁鬚),신비한 약효를 가진다하여 통령초(通靈初0로도 불리웠다.

서양에서는 우리 처럼 생태적인 특성이나 꽃의 색갈을 보고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라 이 꽃의 모양이 트럼펫 같다하여 트럼펫 푸라워

라고도 한다.

본초강목에 보면 인동덩굴은 "귀신이 몸에 붙어 오한과 고열이 나고 정신이 혼미해져서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오싯병이라는  무서운 병을

고치는 약"으로 기록 돼었다.민간 요법으로도 피부병,화상 등에 효과가 있다고하며 여름철 청량 음료로 이용돼거나,신장에 좋다는 이동술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는 반 상록 넓은잎 덩굴나무(半常綠闊葉)이다. 

 

<<장수와 벽사(?邪)의 상징이 된 인동당초문>>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다양한 인동당초문이 보인다. 그중 집안 제4호, 제5호분이나 사신총의 인동당초문은 걸작으로 꼽고 있다. 백제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왕과 왕비의 관식은 불꽃 문양과 보상화가 결합된 당초문이라 할 수 있다. 또 통일신라로 넘어오면서 서역에서 전해진 포도, 석류, 연꽃과 결합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당초문이 나타난다. 인동덩굴에 포도송이가 곁들여지면 포도당초문(葡萄唐草紋), 석류가 들어있으면 석류당초문(石榴唐草紋)이 된다. 그 외에도 연화당초문(蓮花唐草紋), 보상당초문(寶相唐草紋), 모란당초문(牧丹唐草紋), 국화당초문(菊花唐草紋) 등 여러 가지이다.

인동덩굴은 시계바늘 반대방향으로 감아 오른다. 그 습성을 두고 시골사람들은 인동이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왼 새끼를 꼬아 금줄을 치듯 인동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감는 성질이 귀신을 옭아맨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인동을 벽사등(?邪藤), 벽귀등(?鬼藤)이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옛 사람들은 인동이 겨울을 이겨내듯이 고난을 물리치는 슬기를 기르기 위해 인동으로 인동주(忍冬酒)를 빚어 마셨다. 인동문 창살을 달고 인동무늬를 넣은 책보자기로 책을 싸면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이 길러진다고 믿었다.

인동과 관련된 민속신앙도 재미있다. 경상도에서는 부녀자들이 산후로 허리가 아프면 인동덩굴을 걷어다 허리에 감는다. 이렇게 하면 허리 아픈 것이 깨끗이 낫는다고 믿고 있다. 또 어떤 지방에서는 정월 보름에 인동덩굴을 걷어다 마당에 불을 피운다. 이렇게 하면 잡귀가 인동이 타는 냄새에 근접을 하지 못하고 모두 달아난다고 한다.

     

 

     

 

 

 

출처:궁궐의우리나무(박상진著),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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