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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소나무

by 까망잉크 2009. 12. 18.

                                                                  

소나무  - 최 순 희 -

 

 

간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었나 보다

드믄드믄 내린 찬 서리가

노란 나이를 선물했더니

  

사랑으로 품었던 자식들

임 따라 나선 길 뒤로

밤새도록 갈퀴손을 흔들었나 보다

숨어 영근 슬픔을 감추며

  

늘 푸르러 늘 당당해 보였지만

기실은 갈라진 마음으로 세월을 한(限) 했고

쓰리고 아픈 본심은

좁은 나이테로 설명을 했다

  

늘 그 자리에서 서 있는 '괞찮다' 웃는

친정어머니의 애달픈 마음처럼

다잡고 다잡은 인고의 흔적처럼

소나무 거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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