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이렇습니다] 경주박물관 야외 불상들은 왜 머리가 없나요?
Q: 경주박물관 야외 불상들은 왜 머리가 없나요?
국립경주박물관 뜰에는 머리 없는 불상들이 나란히 전시돼 있는데, 왜 불상들의 머리가 없어진 건가요? /서울 서초구
A: 조선시대 억불정책 영향… 도끼·몽둥이 등으로 쳐서 머리를 떼어냈을 가능성 커
1965년 경주 분황사(芬皇寺)를 발굴 조사했더니 뒤뜰의 우물 속에서 통일신라시대의 석불(石佛)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불상들은 한결같이 목이 잘려져 있었습니다. 지금 국립경주박물관 뜰에 전시된 불상들<사진>이 바로 그것이지요.
불상의 머리는 왜 없어진 걸까요? 우선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합니다. 먼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들 수 있지요. 지진이 나면 받침대 위에 있던 불상이 굴러 떨어지는데, 이때 가장 약한 부분인 목이 부러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또 몽골군의 침입이나 왜란·호란과 같은 전란(戰亂) 때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현종실록'을 볼까요? "현종 3년(1661) 1월 4일 호남 담양에 있는 보국사(報國寺)의 세 금불상에서 저절로 땀이 흘러나왔다고 감사 이태연(李泰淵)이 급보를 띄워 보고했다." 얼마 후 1월 20일에는 대사간 민정중(閔鼎重)이 임금께 글을 올립니다. "쇠와 흙으로 빚은 불상의 몸체에 이슬기가 맺히는 것을 보고 땀이 흘렀다고 하면서 백성을 현혹시키고 민심을 동요시키고 있으니 그 의도가 매우 삿되고 흉측하기 그지없습니다. 이태연은 엄하게 죄를 묻고, 땀이 흘렀다는 불상은 모두 부수는 한편…."
정동주씨는 '부처, 통곡하다-조선 오백년 불교탄압사'(이룸)라는 책에서 "땀 흘리는 불상에 대한 대응책은 크게 3가지였다"면서 "목불(木佛)은 태워버렸고, 석불이나 금동불은 깊은 강물이나 바다에 던져버렸다. 다른 하나는 도끼나 몽둥이로 불상의 목 부분을 쳐서 머리를 떼어내는 것이었다"고 썼습니다.
분황사 우물 속에서는 머리가 없는 불상의 몸체에 비해 적은 수의 머리가 발견됐습니다. 이 불상들은 머리가 잘리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깊은 우물 속에 버려지는 이중의 수난을 겪었다고 볼 수 있지요.
출처:조선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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