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지蓮 池
연 지蓮 池/송영욱
햇살이 구름 속에서
식어가던
그날,
바람이 실어다 준
낙엽처럼 왔습니다
봄비 오시는 날
조그만 못에
그려졌다가
사라지는
많은 환영들처럼
잔잔하게 다가와
노을처럼 퍼졌습니다
함께
넘으려 애쓰던 벽 앞에서
흘린 눈물은
온 세상을
물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강물에
떨어지는 힘없는 눈발처럼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남들의
세상에서
흔들리던 그 밤
신께서,
타고 또 태워서
엉겨 붙은 재로
조용히 땅으로 스미어
향기 없는
기름 되라 하십니다
*송영욱의시집<< 그리움은 들꽃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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