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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뉴스

‘현금 뭉치’

by 까망잉크 2018. 11. 22.

 

 

[아직 살만한 세상] 벌써 8번째…
합천 우체통서 또 발견된 ‘현금 뭉치’
▷ 경남 합천의 한 우체통에서 지난 9일 겉면에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색 봉투가 발견됐습니다. 봉투 안에는 5만원권 지폐 20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이를 본 집배원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 우체통에서 현금 봉투가 발견된 일이 벌써 8번째였기 때문이죠.

◇ 일명 ‘우체통 기부천사’. 그가 누군지 모릅니다. 합천에 출몰하니 이곳에 거주하지 않을까 하고 추정될 뿐입니다. 익명의 기부천사는 매년 2~3회 한 우체통에 현금 봉투를 넣고 있습니다. 봉투에는 40만~100만원의 현금과 메모가 들어있었습니다. 메모에는 항상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습니다. 그의 성별이나 나이 등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 사진:> 현금 100만원이 든 우편봉투가 19일 경남 합천군 합천읍 소재 우체통에서 발견됐다. 뉴시스

○··· 그러나 메모에 적힌 필체와 동일한 우체통을 이용한 점 등으로 미뤄 한 동일 인물의 기부로 보고 있습니다.그의 선행이 시작된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9월, 처음으로 현금 30만원이 담긴 봉투가 우체통에서 발견됐습니다. 봉투 겉면에는 ‘학생 지원’이라는 짤막한 글귀가 적혀있었습니다. 봉투 안에는 “얼마 안 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적힌 메모지가 들어있었습니다. 기부금은 기탁자의 뜻에 따라 합천지역에서 운영 중인 학습관에 전달돼 학생들을 위해 사용됐습니다.


◇ 그의 선행은 4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5년 9월 30만원을 시작으로 11월에는 40만원을 남겼습니다. 그 후 2016년 2차례, 지난해 무려 3차례나 기부를 했죠. 그렇게 총 8차례 기부한 금액은 430만5000원에 이릅니다. 우체통 기부천사가 남긴 메모에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 사진:> 지난해 8월 경남 합천군 소재 우체통에서 봉투에 담겨 있던 현금 50만원과 메모지. 뉴시스

○··· “주위의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금액이 적습니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구정입니다. 떡국 한 그릇 맛나게 이웃들과 했으면 좋겠네요. 너무 적은 금액입니다.”“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소년·소녀 가장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라도 줄 수 있을지… 너무 적은 금액입니다.”“너무 더운 날씨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어려운 분들과….”“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우체통 기부천사는 매번 메모지에 “큰 금액이 아니다”고 겸손하게 적었습니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큰 금액임이 분명합니다. 지금까지 그의 얼굴도, 직업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사진:> 2016년 5월 경남 합천군 소재 우체통에서 발견된 현금 50만원이 든 봉투. 뉴시스

○··· 그렇지만 매번 40만원, 50만원의 현금을 담은 봉투는 누군가가 열심히 벌어 아끼고 아껴서 모은 돈을 상상하게 합니다. 1만원 한 장이라도 남을 위해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체통 기부천사는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숨긴 채 기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체통 기부천사의 지속적 선행과 그 따뜻한 마음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더불어 매번 현금 봉투를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전달해준 합천우체국과 합천군청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원본글: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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