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삼식이 이야기外 더 오래

일흔아홉 살…

by 까망잉크 2021. 11. 7.

그림 에세이

일흔아홉 살… 아직 아이처럼 킬킬거리며 웃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9.03.20 10:00

강인춘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1)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편집자> 

[일러스트 강인춘]

일흔아홉 살.
숫자 1에서 79까지 세려면 숨이 차서 한두 번은 쉬었다 세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숫자다.

옛날 어렸을 적 가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예순하나 환갑까지 살 수 있을까? 그만큼만 산다면 세상 살 만큼 산 건데….
과연 칠십까지는 살 수 있을까? 그 역시도 대단한 건데….
설마 팔십까지 산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겠지?

세월은 흘러 이제 몇 달만 더 있으면 나도 팔십 나이다. 놀랍다. 어렸을 적 꿈도 꾸지 못하던 상상의 나이다. 지금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치아마저 구강암 수술 후유증으로 90%가 빠졌지만, 그 외에는 아직 거짓말처럼 건강하다.

세월이 좋아져서 바야흐로 꿈꾸던 100세 시대다.
아침에 거뜬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다. 주먹을 불끈 쥘 수도 있다. 빠른 달리기도 거뜬하다. 꿈도 야무져 또 한권의 그림책을 그리느라 책상 위 컴퓨터가 쉴 날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웃긴다. 일흔아홉 살 나는 아직 아이처럼 킬킬거리며 웃고 있다.

'삼식이 이야기外 더 오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얼굴이지  (0) 2021.11.10
냄새나는 나이라고?  (0) 2021.11.09
님과남  (0) 2021.10.22
강인춘의 80돌 아이  (0) 2021.10.10
서글프다...꼰대는  (0) 2021.10.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