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나이라고? 지하철 옆사람에게도 혹시…
중앙일보
입력 2019.03.22 10:00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2)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편집자>
[일러스트 강인춘]
오전에 출판사 K 사장과의 미팅 때문에 부랴부랴 화장실에서 샤워를 끝내고 거실로 나와 다시 마른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어린아이들처럼 대충대충 씻고 나온 거 아니에요? 나이 먹으면 몸에서 냄새난다고들 수군대던데….”
어느새 설거지를 끝낸 아내가 힐끗 쳐다보더니 핀잔처럼 한마디 내쏟는다.
“대충이라니?”
순간 자존심이 팍 상했다.
이젠 내 나이가 이런 역겨운 잔소리를 들어야 할 나이까지 된 것인가? 하긴 잔소리라도 새겨들으면 응당 맞는 말이건만 왜 나는 역정을 냈을까? 늙었다는 징조, 그리고 냄새나는 나이라는 말이 역겨워서일까? 지하철을 타고 K 사장을 만나러 가는 내내 혹시라도 내 옆에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 시선이 오늘따라 불편하다.
정말로 나에게 냄새가 나는 걸까?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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