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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역사) 이야기

# Trace 21. 왕의 몸은 역사에게 솔직하다 17

by 까망잉크 2022. 12. 6.

# Trace 21. 왕의 몸은 역사에게 솔직하다 17

패혈증의료사고로 죽은 중흥군주, 효종(제 17대왕 1619~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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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은 병자호란(丙子胡亂)으로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에 8년간의 볼모생활을 한 인조의 둘째아들 봉림대군입니다. 오랜 설욕의 명분으로, ‘북벌론’을 주장하며, 평소 무예연마에 노력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즉위 10년 남짓한 기간동안에 군제개편과 군사훈련강화 등으로 조선 중흥의 굳건한 기틀을 다졌습니다. 또한, 충청도와 전라도에 대동법(大同法: 현물로 바치던 공물(貢物)을 쌀로 통일해서 바치게 하는 법)을 시행하게하고, 인조때 만들어진 상평통보(常平通寶)를 화폐로 유통시키는 등 경제정책에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는 즉위한 서른살부터 세종, 세조 등 조선왕들의 가족력이었던 소갈병(消渴病: 당뇨병)처방을 복용했고, 식탐 또한 심했습니다.

우암 송시열은 “음식 탐하는 자를 사람들은 천하게 여깁니다. 전하께서 울산의 전복(蔚鰒)을 급히 보내라고 요구하셨다는 데 사실입니까?”며 절제하라며 상소를 올릴 정도였습니다. 
 음식에 집착하는 것은 ‘작은 것에 매달려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었습니다. 작은 것이란 허기진 배를 채우거나 음식 맛에 집착하는 것이고, 큰 것은 그 때문에 잃게 되는 품위와 인간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왕에게조차도 ‘먹을 때 배부르게 하지 않는 것(食無求飽)’을 귀히 여겼다는 웃픈 이야기입니다.

효종은 당뇨를 앓은지 10년이 넘어서면서부터는 합병증으로, 다리가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지는 등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Diabetic polyneuropathy)’ 증상까지 더해졌습니다. 

새벽에까지 물을 찾는 심한 갈증과 감기후유증으로 기력이 허해셔서 이불까지 땀으로 젖을 ‘도한(盜汗)’증이 겹치고, 당뇨합병증으로 종기증상까지 악화되어 갔습니다. <실록>에는 “오랜 당뇨병과 합병증에 기침과 천식, 후각기능장애 등까지 반복되어 기혈이 완전 고갈될 정도로 심각했다.”고 전하며, 그의 의학적 죽음은 이미 예고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를 치료했던 어의 신가귀는 무인출신으로 수전증까지 않고 있었는데,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소갈(消渴)의 금기증’까지 어기며, 효종에게 침시술과 족부사혈요법까지 시행하였던 것입니다.

“병이 생긴지 100일이 지났으면 침이나 뜸을 놓지 못한다. 침이나 뜸을 놓으면 그 자리에서 헌 데가 생기고 그 곳에서 고름이 나오는데, 그것이 멎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

결국, 종기치료를 위해 피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겨우 40세에 안타깝게 승하하셨습니다.

효종의 북벌정책을 반대한 송시열 중심의 서인들에 의한 독살설도 떠다니는데요, 왕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무관이 힘을 갖는 것은 그들과 성리학입장에서는 편치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인들은 아직 병자호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누려왔던 부귀영화가 다시 사라질까하는 위협과 노파심에서 혐의는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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