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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세월이 가면

by 까망잉크 2022. 12. 10.

세월이 가면/   박인환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박인환 詩 《세월이 가면》은

1956년에 시인 박인환이

쓴 작품입니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이 없었는데

시로 대신해 달라는 술집 

여주인의 부탁으로 지어진 

즉흥시라고 하네요.

1976년 박인환의 추모시진

《목마와 숙녀》에 수록된 

시의 원문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사랑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기억이 있을 텐데요,,

사랑했던 시간들은 세월이 지나면

퇴색되어도 함께 했던 장소와 시간들

사랑했던 느낌들은 가슴에 남아 있다는

애상적인 시입니다.

박인환 詩 《세월이 가면》에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사랑,,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보고

싶어지는 그리움이 있다면,

그 그리움을 놓아 주는 것도​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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